▲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남도청 서울본부에서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군웅할거’ 맞은 여권 잠룡
洪 “우파 전열 재정비될 것”
‘보수진영’ 표심 노린 발언
출마 시 유력 주자 가능성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의 대선 경선 판도가 잇따른 대선 출마 선언으로 다자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야권에 비해 유력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틈탄 출마 러시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군웅할거’ 시대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안갯속인 가운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의 대선 주자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는 지난 16일 항소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상고함에 따라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남아있긴 하지만, 가장 큰 족쇄가 풀린 만큼 정치권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홍 지사도 대선 국면과 관련해 연일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고 있다.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는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좌파가 몰락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좌파가 득세하고 있다”며 “국수주의가 판치는 세계사의 흐름에 우파 열린 민족주의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우파들이 일시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곧 전열이 재정비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위축된 보수진영의 표심을 노린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홍 지사는 그러나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지흠동풍(萬事俱備只欠東風, 모든 조건을 갖췄으나 중요한 하나를 갖추지 못했다)’이라고 했다”며 “이번에 누명을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고 밝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홍 지사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눈에 띄는 강자가 없는 여권 대선판에서 단숨에 유력 주자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8일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황 권한대행(27.4%)에 이어 2위(8%)를 기록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불출마할 경우 그의 지지층 대부분이 여권 내 2위 대선 주자에게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에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 이어 원유철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당외 인사였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입당과 동시에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안상수 의원은 오는 21일 인천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자리 도시 건설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김문수 비상대책위원 역시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은 매주 주말 열리는 탄핵 반대 보수단체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표수 지지층 흡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