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주행성 갖춘 미국車” vs
“비싼 가격, 韓 소비자 고려치 않은 인포테인먼트 단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신형 쿠가는 미국 자동차의 실용성에 유럽의 단단한 주행 성능을 갖췄습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16일 ‘2017년 신형 쿠가’의 언론 시승회를 갖고 이처럼 밝혔다. 포드코리아 노선희 홍보부문 총괄 상무는 “뉴 쿠가는 익스플로러와 함께 포드코리아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모델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쿠가’ 모델은 936대가 판매되면서 포드코리아는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이 줄곧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판매정지로 인해 공백이 생긴 점도 쿠가 성장에 한몫했다. 여세를 몰아 포드는 얼굴을 바꾼 신형 쿠가를 내놨다.

‘신형 쿠가’에 대한 평가는 “주행 성능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해 보이고 순간 가속력도 갖췄다”면서도 “성능과 사양 등에 대비해 가격이 비싼 게 아쉽다”라는 의견이 시승에 참여한 이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일시적인 오류 현상이 발생한 내비게이션과 영어·스페인어 등만 가능하고 한글 모드가 없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 지난 16일 포드 뉴 쿠가를 파주 일대에서 시승해볼 수 있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포드 뉴 쿠가 실내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포드 뉴 쿠가 계기판 ⓒ천지일보(뉴스천지)
▲ 포드 뉴 쿠가 뒷좌석 트레이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럽형 디자인… 오류에 불편한 인포테인먼트

이날 ‘2017 뉴 쿠가’의 시승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서 출발해 연천군 조선왕가를 왕복하는 약 140㎞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차량은 최상위 모델인 티타늄 모델과 엔트리 등 두 종류로 이뤄졌다.

포드코리아 측은 “티타늄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그릴 셔터,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스테인리스 도어 스카프 플레이트 등 옵션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뉴 쿠가’의 전면부는 이전 모델이 밋밋했다고 평가받은 데 비해, 신 모델은 굵은 선이 배치된 메르세데스-벤츠 아방가르드 그릴과 현대차 싼타페 헥사고날 그릴을 합친 형태의 최신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다.

포드코리아 측은 “쿠가는 프랑스어로 표범이라는 뜻이고 이에 맞춰 외관은 역동적인 유럽 디자인 유전자 키넥틱을 적용했다”면서 “강인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이는 후드와 역동적인 디자인의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내는 넉넉한 수납공간과 개방감을 주는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 뒷좌석 트레이 테이블, 6:4 폴딩 리어 시트를 적용해 1653리터의 동급 최대 수준의 트렁크가 장점이다.

다만 변속 기어가 승합차처럼 센터패시아 앞쪽 부근에 위치해 불편한 감이 있었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싱크3(SYNC3)와 소니사의 프리미엄 오디오가 탑재됐지만, 운행 중 내비게이션이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내비 외에는 영어·스페인어 등 3가지만 지원하고 한글은 지원되지 않는 점도 단점이다.

또 히터 등 공조 장치를 작동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이 일시적으로 분할돼 표시되는 것도 이유 없는 오류로 밖에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 포드 뉴 쿠가 ⓒ천지일보(뉴스천지)
▲ 포드 뉴 쿠가 뒷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포드 뉴 쿠가 옆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성능·회전력·오프로드 긍정적… 비싼 가격 해결 급선무

신형 쿠가는 달리는 힘은 좋았다. 미국차답게 광활한 미국의 지형 등 장거리 여행에 기본 최적화됐고, 여기에 국내·유럽의 좁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빨리 차고 나갈 수 있는 순간 가속도까지 갖췄다.

시승 구간은 고속도로와 비포장 도로, 회전 구간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서 주행 성능을 시험해보기에 충분했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은 안정적이고 편안함이 느껴졌고, 밟는 대로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섰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국도에서도 정지 상태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신형 쿠가는 2.0리터 듀라토크 TCDi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2000~3000rpm 등 일상·고속 주행 시 최대 힘을 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여기에 습식 듀얼클러치 방식의 6단 파워시프트 변속기가 적용됐는데, 변속 시 충격이 거의 없고, 고속 구간에서 시속 100㎞ 이상의 가속 시에도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었다. 운전대에는 패들시프트 스위치가 있어서 스포츠 주행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돼있다.

비포장 도로와 회전 구간에서는 신형 쿠가의 지능형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과 유럽형으로 단단하게 구성했다는 서스펜션 등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신형 쿠가는 동급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현대차 투싼보다 전고가 40~45㎜ 높지만 비포장 도로에서도 안정적이었다.

구동력도 AWD 덕분에 최적으로 배분돼 험로를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동승한 이는 평소 운전을 할 때 회전 구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데 이 차는 회전이 쉬웠다고 평가했다. 이 또한 AWD의 최적 바퀴 동력 배분으로 회전각보다 커지는 현상인 언더스티어를 방지해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드코리아 측은 “쿠가는 높·낮이가 심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시험 주행을 통과한 서스펜션 성능을 가졌기에 국내 지형에도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소음·떨림·불쾌감(N.V.H.) 등은 고속도로에서 대화는 할 수 있지만 풍절음이 심했고, 스티어링휠을 통해 떨림이 지속적으로 전달돼 피곤함이 있었다. 조향력은 안정적이었다.

이 차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으로 평가됐다. 시승에 참여한 이들과 이미 참여했던 이들의 평가를 통해서 반복해서 지적됐던 부분이다. 2017 뉴 쿠가의 가격은 기본 3990만원과 티타늄 4540만원이다. 이에 “재판매를 앞둔 티구안과 내달 푸조 3008 등이 3800만원대인 데 비해 비싸다” “3000만원대 초반으로 투싼 최고급 사양을 사겠다” “대형급으로 높여 쌍용차 신형 Y400을 기다리겠다” 등의 혹평이 있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가격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과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등 IT 관련 장치 작동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의 특징을 잘 살펴야, 주행 능력의 장점을 살려 판매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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