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16일 경기 용인 천주교공원묘원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8주기를 기념하는 추모미사를 연 가운데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바보의나눔, 김수환 추기경 선종 8주기 추모미사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8주기 추모미사가 16일 봉행됐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8주기를 기념하는 추모미사는 이날 경기 용인 천주교공원묘원에서 김 추기경의 유지를 받아 세워진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손희송)’의 주최로 열렸다. 미사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손희송 주교는 미사에서 과거 김 추기경과의 얽힌 일화를 들려주며 그의 겸손했던 성품과 인간적인 면모 등을 소개했다. 그는 김 추기경에 대해 “명철하고 은근한 유머와 미소로 사람들을 늘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7년 5월 30일 김 추기경이 직접 그린 자신의 자화상을 앞에 두고 ‘내가 사실은 바보야. 하느님이 큰 사랑이란 걸 알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사니까 내가 바보 아니냐’라고 한 그의 말을 떠올렸다.

▲김수환 추기경 묘소에 한 천주교 신자가 헌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손 주교는 “한평생 주님 사랑 안에서 그분의 백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면서 사람들에게 넉넉한 마음을 줬다”며 “거기에 겸손함이 보태져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를 주위에 퍼뜨렸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아울러 “우리가 가진 모든 것, 알고 있는 모든 것, 우리의 재주 등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며 “그런데 마치 이걸 자기가 한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 가지고 으스대고, 가지지 못한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 자신을 낮춘 예수 그리스도처럼 겸손한 마음을 본받아 힘껏 살아가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이후 사제단과 신자들은 김수환 추기경 묘소를 찾아 기도하는 등 고인을 추모했다.

김수환(1922∼2009) 스테파노 추기경은 대구에서 독실한 천주교 집안의 막내로 출생해 1941년 서울 동성상업학교를 졸업했다. 1951년 사제 서품 후 대구대교구 안동천주교회 주임신부로 사목했다. 1968년 제12대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대주교를 역임 중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됐다. 1970년 이후 한국 주교회의 의장, 아시아 천주교 주교회의 준비위원장, 교황청 세계주교회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을 은퇴했다.

▲추모미사 후 김수환 추기경 묘소 앞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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