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환노위 야당 단독 처리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환노위 야당 단독처리에 여당 보이콧 선언에 상임위 줄줄이 파행
2월 임시국회 ‘개점휴업’ 신세… 민생·경제법안 합의도 무산 위기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15일 상임위원회 출석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2월 임시국회가 삐걱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후 야당 주도로 MBC·삼성 청문회 등을 실시키로 의결한 데 대해 이날 상임위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정보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임위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가 개점 휴업 상태가 되면서 빈손 국회가 재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민생·경제법안을 당리·당략과 무관하게 처리하자는 여야 합의 역시 무산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는 네탓 공방에 주력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주장하는 법안들에 대해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정치입법”이라고 비판하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야당은 “개혁입법에 응하지 않으려는 속 다르고 겉 다른 태도”라고 반박하면서 “국민고통을 외면하고 환노위 상임위장을 뛰쳐나간 것은 정작 자유당”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환노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 20여명은 전날 야당의 의결에 대해 ‘야당 폭거’ ‘날치기 처리’라고 비판하며 민주당 홍용표 환노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의 성명을 발표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이날 “환노위는 원구성 이후 최초의 날치기 통과를 기록한 상임위였고, 패스트 트랙까지 서슴지 않으며 수적 우위를 앞세워 왔다”면서 “‘의사일정 변경’이라는 전례 없는 방법을 동원해 또다시 날치기 통과한 환노위에 대해서 통탄을 금치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야당 독재, 독주가 일상화되는 것은 아닌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정치입법들, 이번 대선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정략적 입법을 개혁 입법으로 포장하는 야당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환노위 청문회 개최 안건에 대해 “귀족노조 지지를 받기위한 날치기 처리”라고 비판하며 “재발방지는 물론 날치기 당사자도 즉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 의원석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민주당은 이에 “보이콧은 개혁입법에 응하지 않으려는 빌미에 불과하다”며 최근 특검 연장 반대 등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어안이 벙벙하다”며 “마치 이런 일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체 상임위를 올스톱시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우 원내대표는 “개혁입법에 응하지 않고 싶었는데 마치 이런 일이 빌미가 돼서 가져다 쓰는 모습”이라며 “겉 다르고 속 다른 자유당의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즉각 국회를 정상화하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최근 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검 연장도 반대하고 개혁법안도 거의 다 반대하고 있다. 반성한다고 버스를 빌렸는데 도대체 무엇을 반성한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민주당 소속 박범계 법사위 간사는 “한국당의 모든 상임위 보이콧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꼴”이라며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이나 선거연령 18세 인하 등을 저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예정된 전체회의는 법제사법, 정무, 기획재정, 안전행정,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산업통상자원, 보건복지 등 7곳이다. 여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재위와 안행위는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나머지 5개 상임위 전체회의에도 불참했다.

정족수를 가까스로 채워 열린 회의도 한국당 의원은 물론 바른정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법안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한편 환노위 야당 의원들이 통과시킨 안에는 삼성전자 노동자 백혈병 피해, MBC 노조 탄압, 이랜드파크 부당노동 관련 청문회를 여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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