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협의회 예정대로 했지만 ‘침통’ 분위기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 일관… 태연한·어두운 표정 공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가운데 삼성 수요 사장단 협의회는 15일 예정대로 열렸다. 협의회를 마치고 나오는 삼성 사장들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침묵’으로 일관한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달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1차 구속영장 청구와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영장실질심사 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사장단 회의가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이달에 다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됐지만 삼성 사장단 협의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이 부회장은 오는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법정(한정석 판사)에 다시 선다. 1차 구속영장 청구로 법원에 출석했던 지난달 18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 지난 1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소환해 15시간의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14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 부회장의 2차 구속영장 청구 심사를 앞둔 삼성의 분위기는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침통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삼성 사장단 협의회를 마치고 나온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차량을 탑승하기 전까지 기자들의 질문에도 어떠한 답도 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도 ‘지금의 삼성 분위기’ ‘어떤 대응을 준비하는가’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도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간혹 밝은 표정을 지어주면서도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오면서 답변을 피하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장도 무거운 표정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 15일 삼성 서초 사옥에서는 16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삼성 수요 사장단 협의회가 열렸다. 협의회를 마치고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정문을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15일 삼성 서초 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를 마치고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미소로 대신하다가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이날 협의회에서 있었던 강연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국사업에 관해 얘기했다”고 짧게 답하면서도 이 부회장의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탑승 차량이 오기 전에 취재진을 피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사장은 몰려드는 취재진에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며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다. 고 사장은 갤럭시 S8 공개 시기에 대한 질문에 “(오는 27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식 일정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15일 삼성 서초 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를 마치고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정문을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15일 삼성 서초 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를 마치고 홍원표 삼성SDS 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이날 들었던 강연 내용에 대해서만 짧게 답하며 정문을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앞서 이날 오전 6시경부터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박학규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에 대해 답을 피했고, 권오현 부회장도 구속 시 사업 차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법무 전반을 담당하는 성열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도 영장 청구 대응 방안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에 따르면, 이날 사장단 협의회에서는 ‘중국의 ICT 기술 동향과 한중 협력 방안’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이를 위해 이우근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과 교수가 초빙됐고 이 교수는 최근 중국 경제 정책과 대응 방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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