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레이트 월’ 스틸. (제공: UPI코리아)

믿고 보는 ‘맷 데이먼’ 내세운
만리장성의 전설 이야기
1800억원 제작비 과시하듯
화려한 스케일·볼거리 제공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총 길이 6350㎞로 진시황제가 건설한 인류 최대의 건축물 만리장성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믿고 보는 배우 ‘맷 데이먼’과 감독 ‘장이머우’가 중미합작영화 ‘그레이트 월’에서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레이트 월’은 최고의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 분)’과 친구 ‘페로(페드로 파스칼 분)’가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최정예 특수부대에 합류해 60년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괴수와 전쟁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불가사의한 거대 괴수의 공격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지어졌다는 만리장성의 전설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검은 가루(화약)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전사 ‘윌리엄’과 ‘페로’ 일행은 중국 북부를 떠돌다 산적들에게 공격당해 일부 동료들을 잃는다.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려는 이들은 정체불명의 존재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고 ‘윌리엄’과 ‘페로’를 제외한 모든 일행이 잡혀간다.

사막으로 도망치던 둘은 만리장성을 지키는 중국 무명부대에 붙잡힌다. 이 부대는 60년에 한번 8일 동안 벌어지는 괴수와의 전쟁을 위해 목숨을 건 훈련을 받아온 최정예부대다. 만리장성 위에서 괴수의 습격을 직접 목격한 ‘윌리엄’은 피할 수 없는 전쟁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수천번의 전쟁을 치르고 함께 살아남으며 최고의 전사로 길러진 ‘윌리엄’은 부대에 합류해 인류를 위한 치열한 전쟁에 뛰어든다.

1800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과시하듯 영화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했다. 주인공이었던 ‘맷 데이먼’조차 “지금까지 내가 연기했던 영화 중 가장 큰 스케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영화 ‘그레이트 월’ 스틸. (제공: UPI코리아)

‘월드워Z’ 제작진이 투입해 만들어낸 30만마리의 괴수들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능을 갖췄다. 셀 수 없는 숫자로 밀려들며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눈앞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정찰대, 정찰대보다 몸이 두배 정도 크고 두꺼운 가죽으로 무장한 채 목도리도마뱀 같은 막을 펼쳐 여행을 지키는 근위병, 피로 얼룩진 이빨을 가지고 이들을 지휘하는 여왕은 단순한 괴수가 아닌 전투부대를 보는 것 같다.

이들은 60년마다 진화한 상태로 나타나 닥치는 대로 사람을 먹어치운다. 단순 좀비 Ep와는 차원이 다르게 영리함을 보여줘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괴수들이 성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은 ‘월드워Z’의 좀비 떼가 벽을 넘어 도시를 습격하려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이들과 맞서는 특수부대 군인들의 모습 또한 화려하다. 계급과 병과별로 빨강, 파랑, 노랑의 갑옷을 맞춰 입은 이들은 전쟁을 알리는 연기가 오르고, 북소리가 울리면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괴수들과 맞서 싸운다. 특히 파란 옷을 입은 여자군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몸에 링을 걸고 끈을 멘 채 만리장성에서 땅으로 점프하면서 적과 싸운다. 다시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피 묻은 링만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다.

제작진은 이번 영화를 위해 한명의 군인 당 투구와 어깨판, 전투화 등 18가지로 나눠진 갑옷 피스를 전부 제작, 총 만여벌의 갑옷세트를 만들어냈다. 화려한 중국영화의 색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 영화 ‘그레이트 월’ 스틸. (제공: UPI코리아)

다소 유치하고, 평범할 수 있는 영화의 주인공을 ‘맷 데이먼’이 맡으면서 안정감을 찾은 듯했다. ‘맷 데이먼’은 신기에 가까운 활 솜씨를 보인다. ‘맷 데이먼’은 ‘윌리엄’ 연기를 위해 실제 헝가리 출신 유명 궁수에게 훈련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린 메이(경첨 분)’ 사령관은 탁월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걸크러쉬 매력을 뽐낸다. 다행인 것은 두 남녀 주인공의 억지 멜로가 없다는 것이다. ‘장이머우’은 멜로는 빼고 액션을 넣었다.

이외에도 홍콩 배우 ‘류덕화’와 미국 연기파 ‘윌럼 더포’, 아이돌 그룹 엑소 전 멤버 ‘루한(鹿)’ 등이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붉은 수수밭(1987)’ ‘홍등(1991)’ ‘인생(1994)’ 등을 통해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베니스, 칸느 영화제를 석권한 ‘장이머우’ 감독의 뚜렷한 색깔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는다.

영화는 끝없이 믿음에 대해 강조한다. ‘윌리엄’과 ‘페로’의 믿음, ‘윌리엄’과 ‘린 메이’의 믿음, ‘린 메이’와 중국 군사들 간의 믿음. 이들의 믿음이 중국과 미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까. 영화 ‘그레이트 월’은 오는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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