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구제역이 추가 발생한 충북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 입구에서 방역본부 직원들이 투입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충북 보은지역 하루 새 구제역 양성 확인 3건
“해외 드나드는 과정서 바이러스 옮겨올 수도”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충북 보은에서 3건의 구제역이 추가로 발견돼 전국 구제역 양성 건수가 9건으로 늘었다. 일부에서는 보은의 구제역 발생농장이 마로면과 탄부면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바이러스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지난 13일 보은의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3㎞ 이내에 있는 한우 농가 1곳을 예찰하는 과정에서 구제역 의심 소 3마리가 확인됐으며 ‘O형’ 구제역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보은에서는 같은 날 인근 농장 2곳에서도 의심축이 잇따라 발견돼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마찬가지로 ‘O형’ 구제역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보은 7곳을 포함한 전국 9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게 됐다. 5일 이후 살처분된 소는 예방적 살처분된 마릿수를 포함해 모두 20개 농장 1213마리다. 방역 당국은 보은 지역의 경우 미리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보고 충북 지역과 기존 발생 지역인 전북 지역의 우제류 타 시·도 반출금지 시한을 당초 14일 0시에서 오는 20일 0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생한 경기 지역 역시 우제류 반출금지 기간이 기존에 16일 0시에서 오는 20일 0시까지 연장된다.

방역당국은 축산 차량에 부착된 GPS를 활용해 우제류 이동 금지 조치의 위반 여부를 감시할 방침이다. 또 돼지의 A형 구제역 전파 방지를 위해 예찰지역 돼지농가(39개소)에 대해 체크리스트를 보완하고 일일 예찰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면서 그 원인과 구체적인 바이러스 전파 경로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정확한 전파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전국 축산농가에 급속히 증가한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들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농장주들은 해외여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에서 바이러스를 옮겨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4일 고용노동부와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전국의 축산농가에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 수는 6800명에 달한다. 네팔 출신이 3239명으로 가장 많고 캄보디아 1590명, 베트남 791명, 태국 551명, 미얀마 365명, 중국 47명 등이다.

이들이 한국과 모국을 오가면서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의 매개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인간의 코점막에 달라붙을 경우 24~48시간 가량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옷이나 신발 등에 바이러스가 묻었을 경우에는 생존 가능 기간이 1~2개월로 훨씬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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