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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 간 감응사상 바탕

부자(父子) 간 감응사상 바탕풍수는 지리학적 입장에서 주목되지만 땅에 대한 신앙으로서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주거풍수를 뜻하는 양택풍수와 묘지풍수라 불리는 음택풍수로 나뉩니다. 풍수에서 오행의 기(氣)는 땅속에 흐르고 있다고 믿습니다.

사람은 부모의 유체(遺體)를 받은 것이므로 ‘본체가 오행의 기를 얻은즉 유체는 그 은덕을 입는다’는 부모와 자손 간의 감응사상을 바탕으로 합니다.

풍수에서는 부자(父子)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부모의 행복과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고 여깁니다. 이처럼 부모의 유골과 자식 간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부모의 유골이 생기를 받으면 그 유체(遺體)인 자손도 행운을 받는다고 믿는 것입니다.

요컨대 부모와 자식 간 감응의 원리를 따라 조상의 뼈를 통해 땅의 생기를 얻자는 것이 풍수지리설의 본질입니다.

그러나 부모나 조상을 명당대지(明堂大地)에 모셔 발복한다거나 몹쓸 땅에 장사 지내어 재앙을 받는다는 과학적인 논리와 실증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또 부모의 유골을 좋은 곳에 묻는다는 점에서는 아름다운 풍속일지 모르지만, 그 유골로부터 덕을 입고자 하는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유골처리사상은 결코 아름답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양택풍수의 대표적인 예로는 무학대사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일화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마을이나 도시는 보통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풍수 원칙에 맞추어 위치하고 있는데, 한양은 좌청룡-낙산, 우백호-인왕산, 남주작(불의 속성을 지닌 붉은 봉황)-관악산, 북현무-북한산의 사신이 감싸 보호해 주고 있는 형국이 됩니다.

무학대사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할 당시 가장 고민한 것은 바로 화산(火山)이라 불리는 관악산의 불기운이었습니다.

때문에 관악산의 불기운을 약화시키기 위해 관악산 중턱에 아홉 개의 커다란 물동이를 묻어두고 깊은 샘을 파서 구리로 만든 용을 넣어두었으며, 바위투성이인 연주대 주변에 여러 개의 작은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물과 용의 힘을 빌려 불기운을 막고자 했던 것입니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 정문에 불을 다스린다는 전설의 동물 해태 조각상을 앉힌 것도, 관악산의 불기운이 궁궐에 미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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