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대선경선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구제역방역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제공: 안희정 지사 측)

한국갤럽 여론조사서 安, 9%p 껑충
경선구도 변동 가능성, 일각서 제기
보수 중도층 중심으로 지지율 상승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새누리당 포함 여부를 둘러싼 안 지사의 대연정론 이슈가 논란이 됐음에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어 일각에선 경선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내 경선이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넘어서는 경선구도를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보수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지난주보다 무려 9%포인트 오른 19%의 지지율로 급상승,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10%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같은 기간 지난주보다 3%포인트 떨어진 29%로 집계됐다.

갤럽 측은 안 지사의 지지율에 대해 “충청권, 20대와 40·50대, 그리고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층, 무당층 등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고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하차 이후 안 지사가 충청지역 지지층을 상당수 흡수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대연정 제안과 사드 배치 또는 각종 정책에서 개혁과 통합을 내세우며 ‘우클릭’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도층 표심을 끌어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지지층보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이 대권 주자로 안 지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제공: 문재인 대표 측)

민주당 내부에선 안 지사의 역전 가능성에 주목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에선 특히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을 지원 사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PBC 라디오에서 안 지사가 ‘노무현 드라마’를 재연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무도 모르지만,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안 지사를 지지하는 분이나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 입장에서 초조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안 지사가 대연정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뉴 노무현’을 주창하고 나오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고 나면 반드시 다시 보수 쪽 재결집이나 이런 것들이 이뤄지면서, (정권이) 재편됐을 때 중도까지 더 넓게 국정을 나눠서 고루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대원칙은 개혁진보 쪽에 경각심도 주고, 현실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종인 전 대표의 안 지사 지원설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총선을 승리로 이끈 실용적 성과를 갖고 있다”며 “안 지사의 상승세와, 그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지사가 대권을 향해서 하는 행동을 보면 합리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지원설에 대해선 “특정인을 앞장서서 지지하는 태도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전날 cpbc 라디오에서 “정권심판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대연정론이 당장은 비판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현실적으로 들여다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소야대 정국이 되기 때문에 연정과 협치를 하지 않으면 국정을 이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연정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정권교체 이후에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라며 “지나치게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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