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5.18진상규명 지원단 나의갑 자문관이 7일 오전 앞으로의 활동계획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광주시 5.18진실규명 지원단 출범
“미완의 5.18진실 풀 절호의 기회”
국가공인공식보고서 책으로 발간

“광주시민, 5월 상처에서 해방되길”
대선후보에게 5.18 자료 보낼 예정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 5.18민주화운동이 37년 지났지만, 광주시가 5.18 진실규명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5.18의 숨겨진 진실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의지와 각오가 있어 5.18관련단체 등과 연계해 그동안 왜곡·폄훼돼 온 5월의 설움과 그 무거운 짐에서 광주시민이 해방됐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시가 지난 6일 5.18진실규명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본지는 5.18진실규명을 위해 업무를 시작한 나의갑(69) 5.18진실규명 지원단 자문관을 7일 광주시 4층 5.18진실규명 지원단 사무실에서 만나 지원단을 꾸린 동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나의갑 자문관은 “1980년 5.18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한 당시 언론 기자로서 전남대 앞 유혈사태를 제일 먼저 취재하다 죽을 고비를 넘긴 일이 생생하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미완의 5.18진실을 규명하고 전일빌딩 최초 발포명령자를 찾아내 광주 시민 앞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기회에 미완의 진실규명을 위해 차기정부를 이끌 대선 후보에게 “광주 5.18에 대한 자료를 종합해 광주시 차원에서 각각의 후보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가 지금까지도 진실규명을 하지 못한 불명예의 멍에를 짊어지고 있었다. 그 멍에를 다음 정부에선 풀어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광주시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5.18 진실규명을 위한 지원단이 출발하게 됐으니,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5.18진실규명 지원단을 꾸린 직접적인 동기는 무엇인가.

5.18진실규명에 있어 전일빌딩 탄흔과 관련해 헬기 사격 부분, 최초 발포명령자가 누구냐 하는 것이 5.18진실을 규명하는 데 가장 미해결 과제였다. 그런데 그것을 풀어낼 수 있는 핵심고리가 생겼다. 바로 헬기사격 가능성이 크다는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이것을 기회로 해서 지금까지 37년 동안 풀지 못했던 미완의 진실을 광주시 차원에서 밝혀내자는 취지로 지원단을 꾸리게 됐다.

또 150만 광주시민의 정신과 삶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관청이기 때문에 당연히 광주시에서 앞장서야 하겠죠.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의지 표명을 한 것이다. 특히 5.18에 대한 진실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공인 공식 보고서’를 만들어 책으로 발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이 1980년 광주에서 있었던 5.18은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고 알게 된다. 지금은 많은 사실이 왜곡돼 있다. 심지어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는 것을 최근 미국 CIA에서 내놓은 기밀문서에서 증명해 줬다.

- 3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밝혀진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헬기 사격 부분에 대해 많은 증언이 있었다. 돌아가신 조비오 신부 등 5.18직후부터 많은 증언을 했음에도 국방부 측에서는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일언지하에 뭉개버렸다. 그것도 모자라서 총을 쏜 자체도 부정했다. 자기들이 집단 발포한 것도 총을 쏜 것도 전부 ‘자위권 발동’에 의해서 한 것이라고 거짓 주장을 했다. 그들은 5.18 청문회에서조차 사실을 부정했다.

또 집단발포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었다고 발뺌을 해 왔다. 그래서 최초의 집단 발포명령자가 아직도 규명이 안 됐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도 5.18에 대한 진실은 왜곡된 상태로 흘러왔지만 전일빌딩 총탄흔적이 발견됨으로써 37년 동안 감춰진 비밀이 밝혀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5.18민주화운동 37년 만에 미완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을 할 것이다. 5.18기념재단도 진실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지원할 것이다. 5.18진실규명 지원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기념재단, 5.18기관단체 등과 연합해서 하게 된다. 이런 작업을 순서 있게 해야 하는데 국과수 쪽에서 발표한 헬기사격 가능성을 뒷받침할 새로운 목격자의 증언과 전일빌딩 안 총알을 찾아야 한다. 또한 증언을 통해 밖에서 깨진 총구멍을 본 목격자를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하는 국과수의 결과 보고서를 완벽하게 뒷받침을 해야 한다.

- 자문관으로서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일빌딩 헬기 사격에 대한 새로운 증거물을 획득해 내는 것, 새로운 증언을 받아내는 것, 이런 작업은 제가 직접 나서서 할 것이다. 5.18유공자로 행방불명된 사람이 아주 많다. 따라서 암매장에 대해 진실규명도 해야 한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3공수, 7공수, 11공수여단 등 5월 27일 제압될 때는 그 3개의 공수부대와 함께 육군 보병 24사단이 추가로 투입됐다.

그 부대에서는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기록에도 남아 있을 것인데 그것도 내놓으라는 것이다. 5.18이 일어난 지 9년 만에 광주 남구 부엉산에서 유골이 발견됐다. 그때 광주시가 촉각을 세웠죠. 암매장에 대한 의혹이 있어 당시 법의학자 서울대 이정빈 교수가 유골감정을 했는데 유골이 5.18과 관련이 없다고 했는데 번복을 했다. 그 유골이 5.18과 가깝다 이렇게요. 그 당시는 1989년 노태우 정권 때였다. 광주는 전두환 정권 때나 그때나 똑같은 압박과 설움 속에서 살고 있었다.

- 정부가 전일빌딩 헬기 사격 진실을 밝혀주지 않고 받아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나.

완벽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5.18 당시 506항공대에서 무장헬기가 출격했다고 한다. 국회 국방위 소속 광주지역 김동철 의원이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당시 전남일보에서 506항공대가 5.18 당시 무장헬기를 띄웠다고 특종을 한 기록도 있다.

광주시는 대선 후보와 정치권 측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헬기 사격과 최초 집단 발포명령자를 발굴해 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제는 군부대의 명예를 회복하는 차원에서라도(있었던 사실을 없었다고 했기 때문)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자료에 집중하겠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국방부는 이제는 양심선언을 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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