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정을 보면 보는 이로 하여금 숨가쁨을 느끼게 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간다. 핵심공약사항들을 이행하는 행정명령에서부터 각국의 정상들과의 만남이나 대화를 통해서도 트럼프 행정부 사고의 언저리를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문제는 북한인데, 김정은 정권은 ICBM 발사 운운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케하고 한반도에 또다시 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국방장관이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다. 그만큼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핵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와 대응인식이 높은 게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시계(政治視界)는 제로인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할 수 있는 것은, 내부를 공고히 하면서 남한의 탄핵국면을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의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하려는 전략에 집중할 것인 바, 현 시국은 그야말로 김정은 집단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축된 대북인식은 바로 북한을 SLAVE STATE(노예국가)라고 지칭했고, 이것은 북한주민을 사악한 권력에 억눌려 있는 노예로 보고 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전의 미국 행정부가 취한 그 어떤 행동보다도 강경한 대북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 북한의 긴장감도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하겠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북한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전제하에, 미국 공화당 창당이념인 노예제도의 철폐와 그것을 추진하여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된 제16대 대통령(1861~1865) 아브라함 링컨의 세계관과 연결돼있는 것인 바, 노예해방이라는 대의명분 아래에서는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미국의 가치구현이라는 것과 직결돼 있음은 자명하다.

물론 미국의 정치지형이나 이념의 실현형태가 공화당과 민주당이 미국적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크게 다르지 않으나, 북핵 해결방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민주당이 다자간 방식을 선호했다면, 공화당은 양자간 방식을 택하는 경향인 것으로 봐서 북한 김정은 정권과 대화는 시도하되, 그 대화의 귀결점은 노예국가 내부에서 신음하는 주민의 해방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군사행동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점도 가히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또한 과거 부시행정부 시절 자유를 찾은 탈북인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격려하며 함께 전략을 논의했듯이, 노예국가에서 탈출한 자유인들을 만나는 것은 기본일 것이고, 그들이 중심이 되어 남아있는 노예주민들을 구출하는 데 선봉에 설 것을 요청할 것도 충분히 예견된다. 오히려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구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대한민국 상황이다. 미친개로 불리우는 매티스 국방장관은, 자칫 한미동맹이 파국으로 치닫을지도 모르는 비상상황의 한반도에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동맹과 함께 통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짧은 일정을 아쉬워하며 돌아갔다. 

노예해방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지구촌 최강의 국가가, 노예국가의 억압아래 신음하는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어떠한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루고야 말겠다는 위대한 투쟁의 현장에서, 노예제도를 통해 생존하는 사악한 집단을 두둔하거나 양비론에 입각하여 중재자인 척 나섰다간 공멸(共滅) 외에 다른 길이 없음을 명심하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