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편지 어휘사전(전권 입체)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학중앙연구원, 9년 만에 어휘 사전 편찬
“왕부터 서민까지 폭넓게 한글편지 쓰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뎡녜’ ‘츈츄’ ‘고도’는 무슨 뜻일까. 이를 속 시원히 알려주는 조선시대 한글편지 어휘 사건이 출간됐다.

8일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기동) 황문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8년 7월부터 ‘조선시대 한글편지의 수집․정리와 어휘․서체 사전의 편찬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한글편지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수집, 정리를 바탕으로 한글편지의 어휘 사전과 서체 자전을 편찬해 9년 만에 펴내게 된 것이다. 국어학·국문학·고문서학·서예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표제어 1만 9484개, 용례 14만 6401개로 조선시대 한글편지를 총망라했다.

연구팀은 “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위로는 왕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인 까닭에 생생한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소재가 됐다”며 “한글편지는 개인의 생활 감정을 진솔하게 육필로 기록한 자료이기에 당시 개인이나 사회의 생생한 실상을 가감 없이 그대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글편지 어휘사전 1권 모습.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러한 자료상의 특성 때문에 한글편지는 근래, 국어학을 비롯해 국문학, 역사학, 고문서학, 여성학, 민속학, 서예학 등 한국학 여러 분야에서 귀중한 일차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한글편지는 심하게 흘려 쓴 글씨체로 인해 판독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가 편지 소개도 개별 연구자에 따라 산발적으로 이뤄져 그동안 연구자나 일반인이 자료를 접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 사전은 연구 사업의 최종 결과물 중 하나로 출판된 ‘조선시대 한글편지 판독자료집(2013, 역락)’에 바탕을 뒀다. 판독자료집은 국어사적으로 연구 의의가 분명한 한글편지를 위주로 총 1465건을 선정해 그 판독문을 한데 모아 3권으로 나눠 수록한 책이다.

예컨대 ‘뎡녜’는 ‘정례·인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츈츄’는 춘추(春秋)로, 어른의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또 ‘고도’는 흰색의 얇은 옷감으로 만들어진 저고리를 말한다. 

연구팀은 “어휘사전이지만 이 사전은 수록 어휘에 대한 용례 사전의 성격을 지닌다”며 “편찬진에서는 먼저 사전용 말뭉치를 구축하고 이 말뭉치에 출현하는 모든 어휘와 용례를 빠짐없이 망라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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