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특검준비·사드문제 등 ‘뒤숭숭’
윤곽 나와… 발표 시기 저울질

“일손 안 잡혀”… 지연 후유증
이달 중순 인사 內 가능성 있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벌써 2월의 한주가 지났음에도 롯데그룹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과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에 시달린 데 이어 최순실 게이트까지 연루되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롯데를 겨냥하고 있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드문제까지 겹쳐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매년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지난해 최순실 국정논란 사태 등의 여파로 미뤄졌다. 롯데는 지난해 말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으로 임원인사를 내년 초로 다소 늦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설 연휴 이후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미 1월을 넘겼다. 일각에선 오는 20일 전후쯤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인사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특검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의 경우 특검뿐 아니라 탄핵심판장에도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도 있어 조직개편 및 인사 관련 발표 시기를 정하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발표 시기만 미뤘을 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의 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컨트롤타워인 그룹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명칭을 바꾸고 규모와 역할 등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비서실, 대외협력단, 인사실 등 기존 7개실로 구성된 기존 정책본부는 인사팀·재무팀·커뮤니케이션팀·가치혁신팀 등 4개 팀으로 축소된다.

300여명에 달하는 정책본부 인원도 40%가량을 줄여 각 계열사로 이동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93개에 달하는 계열사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BU·Business Unit)으로 재편된다.

경영혁신실은 계열사 지원 업무로 역할을 축소하고, BU의 책임 경영 체제에 힘을 싣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다.

조직개편과 함께 단행될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혁신실장으로는 신동빈 회장의 심복이자 고(故)이인원 부회장과 함께 정책본부를 이끌어 왔던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개장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왔다.

또한 이번 인사의 핵심인 BU장에는 화학과 호텔·서비스 BU장의 경우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유통·식품 BU장은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직개편 및 인사 발표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임직원들이 일손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대규모 조직 개편이 예고된 상태에서 보직 이동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인사 지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달 중순 안에 조직개편 및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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