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14차 촛불 사전집회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국정논단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재벌 총수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 법률가들도 경악”
삼성생명본사로 행진하며 시위 목소리 높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설 명절로 잠시 휴식을 가졌던 촛불집회가 14차로 다시 열리면서 사전집회부터 시민·공무원·법조인들이 참가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나타냈다.

4일 오후 2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열린 14차 촛불 사전집회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모이자 법원! 가자 삼성으로! 박근혜 퇴진! 이재용 구속!’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집회시작 시간이 되자 ‘이재용를 구속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집회 안내자의 멘트에 따라 대열을 이루고 자리를 정돈했다. 행사장 무대 옆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풍자한 조형물도 자리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태호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판사가 말한 대로 (이재용 부회장의) 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법원은 얼마든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 우리에게 법 앞에 떼를 쓰지 말라고 말한다. 또 왜 법을 모르는 사람이 나오냐고 말한다”며 “그러나 헌법은 법이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지 않을 때 바로 잡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떼를 쓰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일부 법조인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결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오늘이 입춘인데 우리 사회도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이재용의 구속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 이재용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을 보면서 법률가들도 경악했다”고 말했다.

▲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14차 촛불 사전집회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사전집회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기각뿐 아니라 재벌기업들이 정부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전국대학생 시국회의에서 활동하는 김예진(22, 여, 동국대)씨는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외치면서 활동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권의 문제만이 아니라 재벌이 문제다. 재벌이 몸통이고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1살 아들과 집회에 참석한 유승희(44, 여, 성동구)씨는 “여야를 막론하고 재벌기업에 특혜를 제공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동안 재벌기업들은 부패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제대로 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착하고 바르게 살라고 말하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도 그렇게 말하지만 배운 것처럼 살면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는 국민들이 일어나 의식을 깨우고 잘못된 사회 풍토를 바꾸고 부정부패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전집회에선 서울 서초구 교대역 부근에서부터 서초동 삼성생명본사 앞까지 행진 시위도 진행됐다.

삼성생명본사 앞에서 참석자들은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모습의 퍼포먼스를 지켜봤다. 집회 이후 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14차 촛불 사전집회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참석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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