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난민들의 입국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정책 행정명령 서명으로 전 세계가 충격과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잠재적 테러 위험이 있는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이지만 미국에 가족이 있거나 생활근거지를 둔 무슬림 국가 출신 영주권자들도 입국이 제한되면서 그 파장이 크다.

29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미국으로 가려던 이란인 3명은 여행 도중 행정명령 발효 발효되면서 입국이 보류됐다. 또 행정명령 발효 직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난민 2명은 공항에 억류되기도 했다. 또 항공사 측에서 입국 거부 우려가 있는 승객들에 탑승 거부를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 서명으로 2만 7000여명의 시리아 난민의 미국행이 무산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지난 회계연도에 총 8만 4995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는데, 그중 1만 2500여명이 시리아 출신 난민이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같은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와 거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슬람 세계에 대한 심한 모욕”이라며 “이란인의 입국 금지가 계속되는 한 우리도 원칙적으로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예멘 정부도 실망감과 유감을 표시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의 정책에 유럽이 대항하자”고 밝혔으며,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박해, 그리고 테러와 전쟁을 피해 도망온 사람들에게 캐나다 국민은 종교와 관계없이 여러분을 환영한다”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다. 캐나다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행정명령에 우려를 표시했다.

국제난민기구(UNHCR)도 성명을 통해 “난민들은 종교, 국적, 인종에 관계없이 동등한 취급과 보호, 도움, 정착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예상보다 빨리 트럼프발(發) 반 난민·반 무슬림 봉쇄정책의 여파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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