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승네트워크·우리신학연구소·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25일 서울 종로구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에서 ‘한국의 종교, 탈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대승네트워크·우리신학연구소·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한국의 종교, 탈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 주제 토론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우리나라의 사회 상황이 종교적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는데도 종교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기성 제도종교의 문제입니다. 말하자면 사회불안과 생존위기를 담아내지 못한 기성 제도종교의 위기로 볼 수 있습니다.”

개신교·천주교·불교계가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센서스’ 조사결과 종교인구가 대폭 감소한 원인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신대승네트워크·우리신학연구소·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25일 서울 종로구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에서 ‘한국의 종교, 탈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선 종교인구의 감소 원인이 기성 제도종교가 종교적 피난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무종교인은 전체 56.1%로 종교인구보다 13%가 더 많고, 개신교는 1위의 종교가 됐다. 종교인구는 2155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이고, 2005년 52.9%에 비해 10년 만에 9% 약 300만명이 감소했다. 감소분의 대부분은 불교의 종교인구다. 불교는 인구수가 300만명 가량이 줄었다.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가 ‘한국의 종교, 탈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를 주제로 기조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는 종교인구의 급격한 변동의 원인을 한국종교가 종교적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피난처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찾았다. 헬조선 시대라는 이름으로 암울한 미래와 과도한 경쟁 등 우리 사회는 종교적 욕구를 증대시켰지만, 종교가 피난처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윤 이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체 종교인의 수는 감소했지만 개신교 인구수는 늘어났다. 심지어 기득권 개신교의 교세는 줄었지만 교인은 12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에 대해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종교와 사회에 대한 인식 기준의 변화가 (통계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2005년 인구센서스 조사 때는 낡은 권위주의에 대한 청산 의지가 높고, 당시 낡은 권위주의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이 지목된 상태였다. 그런데 교회는 낡은 권위주의의 온상처럼 비치고, 대표적 종미(從美) 부역자로 낙인찍히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통계 결과에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천주교의 인구가 110만 가까이 줄어든 데 대해 가톨릭평론 박문수 편집위원장은 “냉담과 이탈은 입교 동기들이 약화되는 데서 시작된다”며 “천주교 안에서 신자들이 기대와 다른 모습을 경험했다면 이탈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불교의 인구수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덕성여대 지식문화연구소 박수호 연구교수는 그 원인에 대해 “불교계가 신도들의 기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사회적인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불교계의 과제로 ▲불교 신도의 자격에 대한 기준 마련 ▲불교 종단의 조직화 ▲사찰의 양극화 해소 ▲불교의 사회참여 방식에 대한 논의 ▲불자들의 종교적 욕구에 대한 검토를 제시했다.

이후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카이로스 김현준 대표, 중앙승가대 유승무 교수, 서강대 종교학과 오지섭 교수가 나섰다.

▲ 발제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톨릭평론 박문수 편집위원장, 덕성여대 지식문화연구소 박수호 연구교수,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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