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간신앙 시리즈3

산모와 생아(生兒) 수호하는 신

삼신은 아기를 점지하는 세 신령(神靈)으로, 산모와 생아(生兒)를 수호하는 신입니다. 친근하게 삼신할매, 삼신바가지, 산신(産神)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삼신 신앙은 수만 년을 내려온 우리 민족의 천손 사상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삼신(三神)은 환인, 환웅, 단군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자연과 생명, 창조의 원리를 담은 천신(하늘님)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녀가 처음 태어나면 삼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삼신이 낳으시고 삼신이 보호하신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아기를 낳을 때 '삼신할매의 점지'로 낳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삼신은 출산과 관계가 깊습니다.

이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 일이 많았던 예전의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아기가 커서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도 삼신의 배려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전염병의 만연으로 아이들이 죽는 경우도 많았던 당시에 의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점들을 어머니의 기도에 의지했던 것입니다.

아기와 산모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21일(삼칠일) 동안은 미역국과 메를 지어 삼신께 먼저 정성을 올린 후 먹었으며,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 백일이나 돌을 맞이하여 잔치를 벌일 때도 반드시 삼신을 모셨습니다. 삼신은 아기의 출산뿐만 아니라 15세 정도까지 양육을 도맡아준다고 믿었습니다.

삼신을 모시는 신체(神體)는 일반적으로 안방의 아랫목 시렁 위에 자리 잡으며 바가지 형태와 오지단지(삼신단지)로 나타납니다. 바가지에는 햇곡식을 담아 한지로 봉하여 안방 아랫목 윗벽에 모셔두며, 단지의 경우에도 알곡을 담아 구석에 모십니다.

지방에 따라서 삼신자루(또는 삼신주머니)라 하여 백지로 자루를 만들어서 그 안에 백미 3되 3홉을 넣습니다. 이를 안방 아랫목 구석에 높이 매달고, 제석자루라 부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부모들이 아기의 성장 발육을 위해 가르치는 도리도리, 지암지암, 곤지곤지가 창조원리가 담긴 삼신 신앙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가르치는 도리도리(道理道理)는 ‘천지만물의 창조 도리’를 가르치는 것이며, 지암지암(持闇持闇·잼잼)은 ‘세상의 밝고 어두움’에 관한 것이랍니다. 또, 곤지곤지(坤地坤地)는 ‘땅과 하늘’을 뜻하며 ‘천상의 도리가 땅에 내려왔음’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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