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진보 개신교계와 천주교계가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될 것을 다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단으로 구성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는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바티칸교황청을 대신해 주한 교황청대사관 오스발도 파딜랴 대사가 참석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화해를 이루라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고 한 바오르 사도의 말씀을 생각해 봐야한다”며 “이 주제 성구는 화해가 피조물 전체를 위한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갈등으로 분열되고 세속화와 무관심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함께 고백해 일치를 더욱 믿음직하게 증언하고 평화와 화해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 참석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위원장 김희중 대주교,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화해,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를 주제로 강론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독일에서 마틴 루터는 당시 교회의 폐정을 시정하고자 95개 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교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루터의 의도와는 달리 이후 서방의 그리스도교는 개신교와 천주교로 갈라졌다”며 “지난 500년간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은 서로 형제, 자매로 여기기보다 마치 남남처럼 어쩌면 남남보다 더 가혹하게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았나”라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김희중 대주교는 “그리스도교인들이 갈등과 반목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화해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 화해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국교회 개신교계에서는 연합단체 NCCK 김영주 총무가 인사말을 전했다. 김영주 총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지금 우리는 언제 하나가 될 수 있을까”라며 “이제는 우리의 부족함과 어리석음과 못남을 솔직히 내려놓고 하나가 되는 그리스도인의 참사랑을 경험하는 역사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고 죄와 분열을 나타내는 벽을 쌓는 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예식은 돌처럼 보이도록 초장된 동일한 크기의 상자 앞면에 사랑의 결핍, 증오와 경멸, 그릇된 비난, 차별, 박해, 깨어진 일치, 편협, 종교 전쟁, 분열, 권력 남용, 고립, 자만이라는 어구를 적고 해당 돌을 앞으로 가지고 나와 벽을 쌓는 것이다. 이후 돌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 용서를 청하고 회중은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라고 응답하게 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한국신앙직제는 죄와 분열을 나타내는 벽을 쌓는 예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돌처럼 보이도록 포장된 동일한 크기의 상자 앞면에 사랑의 결핍, 증오와 경멸, 그릇된 비난, 차별, 박해, 깨어진 일치, 편협, 종교 전쟁, 분열, 권력 남용, 고립, 자만이라는 어구를 적고 해당 돌을 앞으로 가지고 나와 벽을 쌓는 것이다. 이후 돌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 용서를 청하고 회중은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라고 응답하는 의식이다.

한국에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개최하기 시작한 때는 1965년이다. 당시 대한성공회와 한국천주교가 서로 방문해 기도회를 열었다. 이후 1986년부터 NCCK와 천주교, 정교회, 루터교가 함께 주최했다. 2002년 기도회가 공식화됐으며 2004년 광주에서 최초 지역예배가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전통적으로 북반구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으로 정해진 기간은 1월 18~25일이다. 이 주간은 1908년에 폴 왓슨의 제안에 따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과 성 바울 사도의 회심 축일 사이의 기간으로 정해졌기에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반면 1월이 휴가철인 남반구의 교회들은 다른 날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으로 지내기도 한다.

▲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었다.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를 비롯한 기독교 대표들이 천주교의 강복(降福) 의식을 하고 있다. 강복은 하느님께서 내려 주시는 복을 말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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