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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시론] 조롱 아닌 비판이 됐을 때 풍자와 해학도 있다
이상면 편집인  |  lemiana@newscj.com
2017.01.24 17: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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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이라는 말이 있다. 풍자란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한다는 의미이며, 해학이란 사회적인 현상이나 현실을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는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는 방법을 뜻한다. 그렇기에 풍자와 해학 모두 과장하거나 왜곡할 수 있으며, 사회현상을 비꼬기 위해 우스꽝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사회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며,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선을 넘지 않는 이상 의사표현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도를 넘은 풍자와 해학은 사실 웃어넘기기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다. 외려 반감을 살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경우가 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사회 현상을 비판하고,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그 대안을 찾는 행위는 분명 필요한 일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장서서 세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또한 용기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문제는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비난과 보여주기 식의 단발적인 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 시국을 보면 어느 누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고 싶지 않겠으며, 어느 누가 민간인 국정농단과 비선실세를 둘러싼 대한민국의 현실에 개탄하지 않겠는가. 거짓말과 책임 전가, 모르쇠 등으로 일관하며 대한민국을 기만한 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

법이 정의롭다면 그 법으로 정의로운 심판이 내려질 것이며, 법에 구멍이 있어 제대로 된 심판이 내려지지 못한다면,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처럼 머지않아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최근 국회의원회관 1층에서 전시 중인 ‘곧, BYE! 展’에 걸린 한 작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나체의 박근혜 대통령을 형상화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의 그림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그림 앞에 나체 상태의 박 대통령이 잠들어 있으며, 복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과 ‘사드(THAAD)’라고 적힌 미사일, 강아지 두 마리가 놓여 있다. 박 대통령 옆에는 최순실이 주사기 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현 사태를 풍자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시 장소와 전시 주최를 도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등의 부수적인 상황들이 엮이며 연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돼 표 의원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표 의원은 “모든 준비와 기획과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에서 주관, 진행했고 저나 어떠한 정치인도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작가모임’은 ‘표현의 자유를 지향하는 작가 모임’으로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며 장소대관을 위해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를 도와줬다는 것이 표 의원의 입장이다. 논란이 된 ‘더러운 잠’에 대해서는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작품이 논란이 되자 다른 한편에서는 또한 표 의원 부부의 사진에 나체 그림을 입혀 맞불을 놓기도 했다. 풍자고 해학이며 패러디라는 말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 시국에 대한 비판과 비평, 풍자와 해학을 나무랄 수도 없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쳐 무조건 상대를 조롱하고 비아냥거리기 위한 풍자와 해학은 절대 비판도 비평도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현 정부가 문화예술체육계에 뻗친 블랙리스트 파문과 이권개입 등에 대한 비난과 그에 상응한 처벌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판하고자 할 때에 진정 비판이 목적인지, 아니면 분노가 앞장선 비난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시대가 암울하고 희망이라곤 없을 것 같을 때마다 당대의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이 소신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곤 했다. 그것이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흰 눈 위에 힘껏 가래라도 뱉어보자고 말한 어느 시인처럼 말이다. 문화와 예술은 암울한 시대에 희망과 빛이 될 수 있다. 이 시대를 진정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분노와 적개심을 누르고 간절한 마음으로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을 꿈꾸었을 때 말이다. 그때야말로 진정한 비판이 되고, 누구나 보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풍자와 해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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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
hdeejirerr
2017-02-07 21:41:37
찬성:0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삭제하기 신고하기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풍자하고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풍자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지나치면 치졸한 졸작으로 남는것같네요
전체기사의견 보러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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