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24일 오전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崔재판 증인 출석 “최순실·안종범 인사권 행사”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K스포츠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더불어 최순실(61, 구속기소)씨가 인사·운영 등에 관여한 법인으로 여러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출연금을 강제로 모금한 곳으로 알려졌다.

정동춘 전 이사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씨와 안종범(58, 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재단) 인사 문제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문화 한류라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졌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받아 만든 재단이 K스포츠재단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 권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가 깊었다는 정황을 설명하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은 정 전 이사장이 조사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최씨를 통해 일부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이사장은 “대통령의 의지가 재단 운영에 반영됐다고 판단했다”며 “전경련을 통해 돈을 걷는 건 최씨가 단독으로 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씨가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한다고 생각했고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인사권을 함께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이사장은 “어떤 일이든 최씨와 안 전 수석이 합을 이뤄서 재단 운영에 자문했다”며 “정현식 전 사무총장과 김기천 전 검사의 해임도 두 명이 한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의 지시는 곧 최씨의 뜻이기에 무조건 따라야 하느냐”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며 “(안 전 수석은) 재단 기금 출연 요청을 한 당사자이기에 당시 갓 들어온 내가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아 상황에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재단 이사진은 형식적인 임원이고 정 전 이사장도 바지사장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검사가 묻자 정 전 이사장은 “비슷하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는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최씨의 기존 주장과는 대비되는 증언이다.

최씨는 안 전 수석, 박 대통령과 공모해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50여개의 대기업으로부터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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