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뉴스천지)

석기시대 때 기르던 개의 후예 ‘진돗개’
진도에서 서식… 오직 한 주인만 따라

곰 잡는다는 ‘풍산개’ 고산지대서 자라
김정일, 김대중에게 암수 한쌍 선물도

신라때부터 기른 ‘귀신 쫓는 개’ 삽살개
꼬리 짧은 ‘동경이’ 온몸이 붉은 ‘불개’

일제강점기 때 토종개 보존 명분으로
한해 15만마리 이상 도살해 가죽 조달
진돗개 제외하고 멸종되거나 위기 처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진돗개·삽살개·불개·동경이’. 친숙하고 푸근한 이 이름은 우리나라 토종개들이다.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동고동락해 온 토종개. 우리 역사의 자랑이자 지켜야 할 천연기념물이다.

토종개의 종류는 다양하다. 진돗개(황구, 백구, 블랙탄, 흑구, 호반), 풍산개, 삽살개(황삽살이, 청삽살이), 제주개, 거제개 등 상당히 많다. 하지만 현재는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등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개의 특징은 무엇이며, 그 수가 줄어든 이유는 뭘까.

◆토종개 종류

토종개 중 가장 흔히 접하는 대표 견종은 ‘진돗개’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서식하는 개라 하여 진돗개라고 불렸다. 진돗개는 석기시대 사람들이 기르던 개의 후예로, 동남아시아 계통의 중간형에 속하는 품종이라고 한다.

표정이 온순하고, 성격이 충직한 진돗개는 용맹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오직 한 주인만 따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풍산개’는 함경남도 풍산군에서 길러오던 사냥개다. 외형이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추운 날씨에 적응해 털이 굵다. 털은 황백색 또는 회백색의 빽빽한 털로 덮여 있다. 풍산개는 고산지대에서 자라서 추위와 질병에 강하다. 곰을 사냥할 정도로 용맹해 맹수 사냥개나 군견으로도 활용됐다.

특히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 암수 한 쌍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름은 남북화해를 상징하는 ‘우리’ ‘두리’로 명명됐다.

‘삽살개’는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 널리 서식하는 토종개다. 온몸의 복슬복슬한 털은 눈과 귀를 덮고 있다. 삽살개라는 이름은 순우리말이다. ‘삽’은 퍼낸다, 없앤다는 뜻이며 ‘살(煞)’은 귀신 혹은 액운을 가리키는 말로 ‘귀신도 쫓는 개’가 바로 삽살개다.

삽살개는 신라시대 때 주로 귀족사회에서 사육된 뼈대 있는 토종개다. 신라가 멸망한 후 일반 백성도 키울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민담·그림 속에 자주 등장한다. 주인에게 충성심이 강하다.

경주개라고 불리는 ‘동경이’도 있다. 겉모습은 진돗개와 비슷한데 꼬리가 짧다. 대한제국 때 간행된 문헌기록에 따르면 ‘동경의 지형은 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는 형상인 까닭에 그곳에서 태어난 개는 꼬리가 없거나 짧은 것이 많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털색뿐 아니라 눈·코·발톱 등 모두 붉은색을 띠고 있는 ‘불개’도 있다. 제주도의 개인 ‘제주개’도 있다. 과거엔 사냥견으로 활동했다. 제주개는 중국에서 건너와 3000년 전부터 제주에 정착해 현지 특유 환경에 적응했다. 빗자루처럼 생긴 장대꼬리, 넓은 이마, 여우 입술, 검정 털이 섞인 짙은 황색 털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현재는 100여마리 밖에 안 남은 상태다.

◆일제 수난 겪은 우리나라 토종개

우리 역사의 자랑인 토종개는 민족의 수난사와 함께 많이 사라졌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1938년 진돗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한국 토종개의 가죽을 국가적 중요품목으로 지정해 함부로 사고팔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토종개를 보존한다는 명분보다는 다른 개들을 쉽게 도살해 가죽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한 해 평균 15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도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진돗개는 잘 보존됐지만, 다른 토종개는 대부분 도살돼 사라지고 말았다. 이와 관련, 한국삽살개보존회와 경산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삽살개의 체계적인 보존·육성에 나서고 있다. 불개도 무분별한 포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