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노트7 발화원인 관련 기자회견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 문제로 결론 낸 가운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트7 폭발 사태로 이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진데다, 삼성전자의 초기 대응에서도 당시 노트7이 폭발했다고 제보한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로 모는 등의 태도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제품 안전성에 만전을 기울인다고 밝힌 만큼, 올 상반기에 출시되는 차기작 갤럭시s8의 성공 여부가 이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 결함으로 결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과 재발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차 리콜 사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 문제라고 결론냈다.

그간 업계에서는 방수·방진 기능으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과 배터리 보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결함, 홍채인식 센서에 의한 과부하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다양한 원인이 제기돼 왔다.

고동진 사장은 이날 전 공정을 모두 다시 점검했다면서 “홍채인식 오류 테스트, 방수 백커버 미장착 시 충방전 반복 시행,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조사,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진행한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배터리 소손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즉 삼성의 제품 설계 오류 문제가 아닌, 갤럭시노트7에 배터리를 공급했던 삼성SDI와 중국 ATL의 배터리 결함이라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노트7 출시 전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UL, 엑스포넌트, TUV라인란드 등 해외 전문기관도 노트7 발화원인 분석에 참가했다.

삼성SDI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위쪽 코너에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으로 배터리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면서 소손 유발 요인으로 분석됐다. 배터리 파우치 설계 오류도 발화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ATL은 파우치 설계 이슈는 없었으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 분리막 파손을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ATL의 경우 1차 리콜 사태 당시 문제로 지목된 삼성SDI 배터리 대신 ATL의 배터리가 갤럭시노트7 교환 제품에 전량 탑재되면서 물량 공급 압박으로 불량 배터리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고동진 사장은 “1차 리콜때 (ATL이) 개발을 이미 다 마치고 100만~200만대 물량을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물량 압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갤럭시s8, 안전성 만전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안전성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식 출시일도 3월말께로 전작(갤럭시S7) 대비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2월에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여왔지만,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장비(X-레이)를 도입하고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 시험 강화, 배터리 해체 검사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또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했으며 캠브리지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등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고동진 사장은 차기작 갤럭시S8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안전성에 대한 미흡한 부분을 외부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컨설팅을 받고 조치했다. (노트7 사태 이후) 3~4개월이 짧은 시간으로도 볼 수 있지만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이 노트7 이후에 이러면 안되겠다는 각오로 주말없이 원인 분석자, 차기 제품 개발자 모두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