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미국산 계란이 진열된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23일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는 유일하게 롯데마트가 오전 10시부터 전 매장을 통해 미국산 계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수입계란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 ‘수입’에 대한 불안감에 국산계란을 택하는 고객들도 여전히 많았다.

판매가 개시된 지 30분 사이 5명의 손님이 흰색 계란을 집어 들었다. 1시간가량이 되자 10여명의 고객으로 늘어났다. 호기심과 가격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미국산 계란을 구매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최모(63, 삼각지)씨는 “뉴스에서 검역을 철저히 했다니 불안하지는 않다. 국산보다 저렴해서 샀다”며 계란 한판을 집었다. 이날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계란 중 가장 저렴한 국산제품은 ‘행복생생란(대란, 15구)’ 4980원이었다. 30구로 비교해보면 수입이 470원 싼 셈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수입계란 첫 구매자인 김정자(65, 청파동)씨는 “(신선도에 대한) 불안함이 있지만 궁금해서 사봤다”며 카트에 계란을 담았다. 부인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마호병(80, 효창동)씨도 “이미 국산계란 3판을 사놨지만 뉴스에서 미국산 계란이 더 고소하다고 하길래 먹어보려 샀다”며 망설임 없이 수입계란을 집어 들었다.

놀이용으로 구매하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김모(54, 용산구)씨는 “아이들과 사용하던 계란용 물감이 남아있었는데 하얀 계란이 그림이 더 잘 그려진다고 해서 사러 왔다”며 2판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가격 때문에 수입산을 선택하면서도 ‘신선도’를 걱정하기도 했다. 양현녀(76, 대현동)씨는 계란을 들고 옆에 있던 관계자에게 “싱싱하죠?”라고 연신 물었다. 양씨는 “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란을 사긴 했는데 기존 국산 계란들도 신선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불안해서 물어봤다”며 “가격이 지금보다 더 안정되고 신선하기만 하다면 수입이라도 계속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 롯데마트에서 수입(미국산) 계란을 판매하기 시작한 23일 국산 계란을 구매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수입’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고객들은 ‘국산’을 택했다. 같은 시간 동안 국산 계란도 비등하게 팔려나갔다. 국산 계란을 집어 든 주부들은 “왠지 불안해요. 그래도 수입보다는 국산이 낫겠죠”라고 입을 모았다.

이경옥(45, 서계동)씨는 “미국산 계란을 살펴보긴 했는데 수입은 왠지 믿음이 안 간다. 닭도 모양이 틀리고 맛이 다 다르듯 계란 맛도 다를 것 같아서 안 샀다”며 발길을 돌려 국산계란을 바구니에 담았다.

국산계란을 집어 든 30대 초반 주부 역시 “가격은 (미국산이) 좀 더 저렴하지만 그래도 국산을 택했다”며 “먹어보지 않아서 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허은아(가명, 북아현동)씨는 “‘싱싱할까’라는 불안함도 있고 가격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국산이 나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 계란이 완전히 없다면 모를까 굳이 수입계란을 살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원산지 등을 확인하고 반응을 살폈다. 안창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장은 “미국산 흰색 계란에는 국산과 달리 생산지역 및 생산농장 표시가 없어 고객들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며 “수입계란의 단가가 많이 저렴하진 않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국산 계란 불법유통’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말했다.

▲ 국가별 개란껍질(난각) 표시사항 비교표.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롯데마트는 기존 거래처인 ‘계림농장’이 미국 아이오와주 소재 계란 농장으로부터 수입한 특란 150만개(약 100톤)를 이날부터 전국 118개 점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입계란은 ‘하얀 계란(30개입)’이라는 이름을 달고 8490원에 판매 중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