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닷새째.. 초계함 실종자 구조작업 난항

(서울=연합뉴스) "물밑에서 작업이 매우 더딥니다. 가족들 심정이나 저나 똑같습니다. 답답합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30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군은 천안함 침몰 닷새째를 맞아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동강이 난 함미와 함수가 가라앉아 있는 해저 상황이 '최악'의 상태여서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장을 지휘하는 해군 관계자들도 애를 태우는 실종자 가족들의 심경을 헤아려 작업을 독려하고 있고, 154명의 해난구조대(SSU) 잠수사들도 죽음을 무릅쓰고 물속을 들락거리고 있다.

전날 오전부터 밤 10시30분까지 팀을 나눠 여러 차례 선체에 다가가 진입 통로를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쏟았던 잠수사들은 쉴 겨를도 없이 이날 새벽 2시부터 또 산소통을 메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잠수사들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구난함인 광양함(3천t급)으로 긴급 후송되어 치료를 받기도 했다.
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잠수사 154명을 비롯한 독도함 등 함정 16척과 해경정 3척, 민간자원 잠수사 40명, 미군 잠수사 15명 등을 동원해 선체 진입 통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종자가 있는 함미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있으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함정의 복도쪽이 뻘 속에 처박혀 있어 잠수사들이 손을 쓰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격실 출입문도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심하게 뒤틀려 열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은 선체 외벽을 뚫고 내부로 진입하는 쪽으로 구조작업의 방향을 틀은 상황이다. 선실이 없는 구간을 선택해 심해구조장비로 구멍을 내어 잠수사들을 들여 보낸 뒤 격실로 차근차근 이동하면서 실종자들을 수색 구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구멍을 뚫은 작업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실에 구멍을 냈다가 해수의 급격한 유입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광양함과 독도함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는 해군과 함정 건조 전문가들은 천안함의 설계도를 입수해 구멍을 낼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잠수사들에게 해당 지점을 확보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선체에 진입한다는 목표 아래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일단 선체에 진입한다면 구조작업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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