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Amre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연거푸 외친 취임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하면서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개편 등 트럼프식 세계 질서 구축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청사진은 마셜 플랜(Marshall Plan)으로 서구유럽을 빈곤에서 탈출시키고, 지구방위군을 자처하며 세계 공산화 저지에 앞장섰던 이전의 미국과는 확실히 다른 미국을 예고하고 있다. 가치보다 이익에 우선을 두기에 실익 없는 동맹이나 방위비 분담, 자유무역 등은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다.

거기에 모두가 우려하듯 G2 갈등이 격화해 그 불똥이 우리에게 튀고 트럼프 정권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한미 FTA까지 고치자고 들면 한·미 동맹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은을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반감을 크게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둘러싼 긴장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대부분 3개월 이내에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져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북핵문제를 비롯한 민감한 사안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미-중 간 환율전쟁까지 예고하고 있어 그야말로 외교-안보-경제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상태지만, 한미 정상회담마저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니 답답할 뿐이다.

37%라는 역대 최저 지지율 속에서 출범했지만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연설 일성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었다. 국민이 준 권력을 개인의 권력으로 악용해 나라를 이토록 혼란에 빠트린 대통령과 측근을 보고 있어야 하는 우리로썬 참으로 씁쓸하게 들리는 발언이었다. 이래저래 어지럽고 어려운 시국에 낯설고 이기적인 트럼프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 이런 현실을 만든 이들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또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끊임없이 교감해 뒤늦은 정상회담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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