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하나의 중국·무역·군사 등 충돌 예고
“맞붙었을 때 피해 큰 것 서로 알고 있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해 미·중간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자며 협조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나 충돌 요소가 만연해 양국의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CNN과 교도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를 평론해달라는 질문에 “미·중 관계는 세계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의 하나로 수교한 지 38년 동안 갖은 시련을 겪었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 새 행정부와 함께 노력해 상호 존중과 협력·공영의 원칙으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로 간의 민감한 문제와 갈등을 타당하게 처리하길 바란다”면서 “또한 양자 및 지역 간 각 분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미·중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욱 큰 발전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화춘잉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미국 새 행정부의 집권 기간에 미·중 관계가 지속해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핵심 갈등 요소에 대해서 양국이 이미 견제에 들어가는 등 앞으로의 충돌 양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양국 갈등의 정점에 올라와있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시 국가주석은 유엔 유럽본부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대국은 소국을 대등하게 대해야 하며 억지로 (물건을)사거나 팔려는 횡포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양보할 수 없는 이익인 대만에 대해 ‘거래 외교’를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달 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이례적으로 전화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에 얽매이지 않고 협상 카드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무역 전쟁’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중국의 경제 장벽에 불만을 제기하며 보호주의를 거세게 비판해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레스터 로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정책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 미국이 중국 무역투자에 제한을 가하는 등 통상제재가 취해질 경우를 대비해 중국에서 보복 카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중국이 미국과의 통상전쟁이 일어나면 반덤핑 및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나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조사는 물론 세계 최대의 달러, 국채 보유국으로서 대미 반격 카드도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력 긴장도 고조되는 중이다. SCM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이 군사력을 끌어올린 가운데 중국도 동아시아 지역에 군사력 배치를 강화하는 등 양측이 각종 전략·전술 무기경쟁에 돌입했다.

미국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최근 순항 훈련을 마친 중국 랴오닝호 항모전단이 거쳐간 서태평양 해역으로 파견돼 온 것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력증강의 대표적 사례다.

중국군은 지난 9일 훙(轟·H)-6 폭격기 편대를 동원, 대한해협 동수도를 통해 동해로 진입하며 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중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 무기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같이 양국의 갈등 요소가 산적한 가운데,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이 상당히 암울하기는 하나 양쪽이 맞붙었다가는 설전을 벌이는 것보다 실제로 잃을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이 오히려 낙관할 만한 부분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맞붙게 되면 서로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섣불리 전쟁에 나설 수 없다는 설명이다.

WSJ는 “트럼프의 목표는 성장과 일자리 촉진이지 무역전쟁은 아니며 중국도 실용주의에 부합하는 쪽으로 강력한 언어를 써온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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