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당선인 꼬리표를 떼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트럼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자국 위주의 새 행정부가 닻을 올린 것이다.

미국 역사상 공직 경험이 없는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수식어가 붙었지만, 기존 정치 셈법이 아닌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행보에 기득권 정치는 커다란 변화를 예고 하고 있다. 그를 대통령을 만든 백인 중하층 남성들은 기득권 정치를 깨고, 새로운 미국’을  갈망하고 있다.

이런 열망에 부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이상과 새로운 염원을 가슴에 품고 미국을 위한 미국 제일의, 미국 우선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밝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공약이 새 행정부에서 어떻게 풀어낼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대외 정책으로 전 세계에 큰 파장과 저항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기업가 출신답게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하다”며 선거 기간 내내 밝혔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국에 독설을 퍼붓는 등 외교적 마찰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도 사정권에 넣어 경제와 국방 분야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데다 “한미 FTA가 자국의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무역, 조세, 이민, 외교관계에서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의 근로자를 염두에 두고 미국의 가족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그의 행보는 ‘140자 트위터’로 요약돼 미국 정치권과 지구촌을 연일 흔드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이전투구식 다툼을 벌이는 등 그의 ‘독불장군식’ 소통 방식에 미국 민주주의 원칙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관계에서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 무용론으로 유럽연합(EU) 흔들기에 나섰고, 적대국이었던 러시아를 끌어들여 주요 2개국(G2)로 부상한 중국 견제에 나서는 등 전후 국제질서에 대변혁을 예고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은 동맹을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관계를 결성함으로써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혀 국제질서 재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주요 교역 대상국들과의 통상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조업의 부활과 일자리 복원이라는 대선 공약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미국 백인 중하층의 바람에 응답하기 위해 트럼프는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카드까지 꺼내 들며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보호무역 장벽을 높힐 것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통상 분야 진용에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지명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해 본격적인 통상전쟁을 예고했다.

중국과 멕시코는 통상보복의 중요 타깃으로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규모 무역적자의 원흉으로 중국을 노골적으로 지목했고,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해 높은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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