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길 집사를 그가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교회 카페에서 만났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 저자 강영길 집사

‘장자교단’ 예장통합 100회 총회
채영남 총회장 행보 화두 던져

“단순 사역보고서 쓰기 싫었다
‘연금문제·특별사면’ 개혁적” 

“특별사면, 채 총회장 선택지지
예수는 죄인들의 죄 용서했는데
돌아오려는 탕자 막아선 안 돼
101회 총회, 빌라도 법정 같았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난해 한국교회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교단 100회기를 맞아 큰 시험대에 올랐다. ‘용서’와 ‘화해’를 실천한다는 슬로건 아래 전 총회장인 채영남 목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파격적인 개혁 행보 때문이다.

채 목사는 100회 총회장에 선임되면서 희년을 선포하고 총대들에게 특별사면을 진행하겠다며 동의를 구했다. 당시 교단 내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실제 특별사면을 진행하자 교단 내에서는 즉각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이단으로 규정됐던 4개 단체가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특별사면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문가들을 통해 심사를 거쳐 거의 1년 만에 이뤄진 특별사면이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채 목사가 특별사면 선포한 지 겨우 일주일 만에 철회를 당했다.

이러한 채영남 목사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지난해 말 채 총회장의 임기를 복기하는 책이 한 권 발간됐다. 총회장들이 임기를 마친 후 의레껏 발표하는 사역보고서 식의 책이 아니었다. 기득권화해버린 한국교회의 현 시점에서 채 목사의 총회장 사역 1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저자 강영길 작가를 만나 책에 대한 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논란이 되는 내용들이 재조명됐다.

사실 총회장의 사역 이야기만 담기면 너무 재미없는 역사서다.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되지 않고, 한국교회에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책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한 출판사에서는 책 발간 자체를 거부했다. 또 논쟁거리가 될 것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채 목사가 자서전격으로 썼다면 절대 못썼을 가능성이 높다. 평신도인 작가이기에 쓸 수 있었다.

-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것은.

한국교회가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지 순례를 많이 기획하고 있다. 그 순례를 하면 뭐 하겠나. 정말 종교개혁이 되겠나. 안 될 게 뻔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 필요하다. 한국교회 안의 적폐를 뿌리 뽑아내야 개혁이 이뤄질 것이다. 기존 한국교회가 얼마나 기득권 세력을 등에 업고 기득권의 편에 섰나. 막스 웨버는 독일 교회의 비극은 노동자가 교회를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기득권 세력의 등에 업힌 교회, 그들을 옹호하는 교회라면 과연 교회의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걸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그렇게 살아왔다. 전부 기득권세력의 편을 들고 등에 업혀서 살아왔다. ‘과연 예수님이라면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제에 더 접근을 해야 한다. 그런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자료는 어디서 구했나.

발로 뛰어 열심히 취재했다. 책에는 많은 분들이 등장하는데, 거의 모든 분들을 다 직접 만났다. 발로 뛰어서 썼다. 그냥 자료만 받아서 쓴 글이 아니다.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교회 종교개혁을 위한 이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 강영길 집사를 그가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교회 카페에서 만났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채영남 목사에 대한 띄워주기식 표현이 많던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그리 좋은 사람은 못돼서 사실이 아니라면 그러한 표현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쓰면서 목사님들을 참 많이 만나봤다. 채 목사는 주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 채 목사를 잘 몰랐던 분들이다. 이분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성자라고 했다. 다들 하나님이 이 땅에 보낸 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주변에서 들었던 것을 쓴 것이지 개인적인 표현을 한 것은 없다. 일방적으로 띄워주기 싫어서 취재를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잘못된 것을 이야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듣지 못했다.

- 예장통합 총회의 특별사면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단적으로 말해서 채 목사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 죄인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와서 이 죄인들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고 갔다. 모든 빚을 그분이 다 지고 갔으면 우리는 아무에게도 빚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탕자의 비유에서 형님 노릇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탕자가 돌아오려고 하는데 ‘너는 안 돼’라고 하면서 말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한국교회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게 결정적으로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배경에 누가 있는가. A목사가 있다. 이분이 이단으로 규정한 한 단체가 있다. 본인이 이단이라고 규정했는데, 이 단체가 풀려나면 자신이 잘못된 것이 되니까 자신의 정치적인 것을 다 동원해서 이단사면을 막은 것이다.

- 근거가 있나.

근거는 있지만 최순실 사태와 비슷하다. 특검에 들어가야 한다. 일테면 A목사는 한 신학대 총장에게 찾아가 특별사면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달라고 했다. 총장이 거부하자 A목사의 영향을 받는 비주류 목사들이 나서서 성명도 내고 인터뷰도 했다. 자신의 지지 세력을 이용한 것이다. 사실 이단에 대한 이야기는 교회에 가서 하기에 너무나 좋은 주제다. 그러니 이단 관련해 강의하면서 대환영을 받았다. 그렇게 발을 넓혔다. 문제는 자신의 문제를 덮기 위해서 더 강하게 했다는 것이다.

- 특별사면을 반대한 101회 총회는 어떻게 생각하나.

통합 총회는 무엇을 했나. 특별사면을 철회한 101회 총회가 바로 빌라도 법정이라고 본다. 총회 안에 교만이 있었다고도 본다. 총회장보다 총대들이 위에 있어서 총회장의 통치권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안타깝다. 총회 연금재단 문제는 101회 총회에 제대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목회자에게는 이 문제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교회 미래가 달린 연금문제가 상정되지 못한 이유가 뭔가. 그것을 방해하는 세력 또한 A목사였다. 연금문제도 얄미운데 이단사면 건이 걸리니까 이것으로 건수를 잡은 것이다. 울고 싶은 놈 뺨 때려 준 셈이다.

- 101회 통합 총회의 결정과는 상반된 평가다. 책을 쓰면서 각오가 필요했을 것 같다.

나는 작가다. 작가들 중 탄압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내가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하나님의 눈치를 안 볼 것인가. 내가 진짜 눈치를 봐야 할 게 사람이냐 하나님이냐 여기에 기준이 있다. 하나님이 원하는 방향이라면 써야 하지 않겠나.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손가락질을 해도 말이다. 이러한 정도 비난을 받는 것을 갖고 감당 못할 정도라면 글쓰기를 그만 둬야 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고 한국교회에서 어떻게 사도바울과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 사도바울은 스데반을 죽이는 데 일조한 사람이었는데도, 당시 사도 중의 제1사도가 됐다. 당시 교인들이 그를 용서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교회 총회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도바울과 같이 회심한 자가 온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는 의미다.

- 한국교회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수님이 낮은 모습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었던 것처럼 해야 과거 한국교회의 지위를 회복할 것이다.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낮아져서 화해하고 용서하는 방법밖에 없다. 자신이 지도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섬기는 자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종교개혁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교회가 권력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본다. 정교유착의 문제다. 한국교회는 특히 심했다. 한국교회가 1%도 안됐을 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교유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1운동, 4.19를 주도했을 때는 한국교회가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런데 그 이후 기득권 세력, 일테면 최태민 등과 엮이게 됐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구국선교회를 만들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거기에 빌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장로 대통령 만든다고 얼마나 난리를 쳤나.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