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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비만 1억 5000만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2파전’ 

김풍일·조용기 이단규정 ‘전력’
예장통합 측으로부터 이단 낙인 

이단 규정에 이름 바꾼 김노아
한교연 이단 조사 대상 이영훈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2대 대표회장 선거 후보에 김노아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입후보했다. 후보 등록 시 1억 5000만원을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교계에서는 이영훈 목사의 단독 레이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과는 2파전이 됐다.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후보 자격 논란이 한창이다.

예장성서 총회장 김노아 목사는 지난 16일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에 일찌감치 등록했다. 그는 발전기금 5000만원과 운영기금 1억원을 동시에 납입하면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음날 현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초 다락방 측을 영입한 예장개혁총회 김운복 목사도 출마 의사를 드러냈지만, 결국 그는 등록하지 않아 선거는 2파전으로 굳혀졌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에 첫 도전장을 내민 김노아 목사는 등록하자마자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과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전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마에 오른 ‘김풍일’

김노아 목사의 개명 전 이름은 김풍일이다. 그가 김풍일로 활동할 당시인 지난 2009년 예장통합은 교리 등을 문제 삼아 김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4년 후인 2013년 김 목사는 이름과 소속 교단, 교회 명칭까지 모두 바꾸고 한기총 가입을 꾀했다. 그는 예장성경총회 새빛등대중앙교회 김풍일 목사에서 예장성서총회 세광중앙교회 김노아 목사로 탈 변신했다. 당시 한기총은 다락방 류광수 목사 이단 해제 문제로 혼돈을 겪고 있던 시기였고, 그 혼란을 틈타 김 목사가 속한 성서총회가 한기총 소속 회원 교단으로 가입한 것이다. 이름과 교단 등은 바꿨지만 그의 교리는 변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교계언론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김 목사는 홍재철 목사와 하나 돼 한기총에 각종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기총에서 제명을 당하는 등 한배를 탔지만, 결국 교리 문제로 결별했다. 그는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총재 홍재철 목사) 대표회장직을 사임했고, 세기총으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김노아, 이미 한기총 핵심인사

이후 김노아 목사는 이영훈 목사가 이끄는 한기총에 다시 들어가 신천지특별대책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를 놓고 ‘신천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한기총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던 중 궁여지책으로 세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기총 한 관계자는 “한기총에서 CBS와 (함께) 신천지에 전쟁을 선포했는데 전략 전술도 없고, 무기도 없고, 실탄도 없었다”며 “신천지에게 되받아 공격을 당해 우왕좌왕하니까 김노아 목사가 ‘내가 그런 자료가 많으니까, 내가 한 번 해볼테니까, 나한테 특별위원장 자리를 주라’고 해서 임명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이영훈 대표회장과 자신의 사진을 담은 신천지대책 특별세미나 포스터를 공개하며 한기총 복귀를 알리려 했지만 결국 내부 반발로 집회는 무산됐고, 그 후 석달여 만에 위원장으로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 한기총 주요 요직을 차지한 셈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이단 전력

이영훈 목사와 조용기 원로목사도 최근 이단 관련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11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바수위)가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가로막는 이단사이비집단 연구 조사’ 계획을 공개한다며 이영훈 목사와 조용기 원로목사를 대상자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현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예장통합 총회로부터 이단 규정을 받은 전력이 있다.

1982년 제67회 총회에 헌의된 조용기 목사에 대한 이단‧사이비 시비와 관련해 그 다음 회기인 제68회 총회에서 ‘조용기, 권신찬 이단 사이비 연구대책위원회’의 보고서를 채택하고 조용기 목사를 ‘사이비’로 규정했다.

이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사이비이단문제상담소(소장 최삼경 목사)가 1993년 4월 27일 발간한 ‘상담소자료집 3-사이비이단에 대한 대책과지침I’에 자세히 명시돼 있다. 이 지침서는 당시 예장 통합 전국 교회와 교역자들에게 통보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조용기 목사를 사이비로 규정한 근거로 제시한 것 중 하나는 “기성교회 교인 뺏기와 같은 일로써 많은 교회와 교역자들에게 피해를 줌으로 그리스도의 공동체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조상숭배, 부활처녀 소동, 치병안수사건, 목사안수 남발, 무분별한 성찬예식, 성령의 증거, 신앙운동, 삼박자 구원 등을 문제 삼았다. 조 목사에 대한 이단‧사이비 논란은 예장 통합 제77회기인 1992년까지 10년 동안 지속됐다. 그 사이인 1988년 국민일보가 창간됐고, 이듬해 조 목사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한기총이 탄생했다.

1993년 예장 통합 측은 연합사역 영역에서 조 목사에 대한 사이비 시비를 해제했다. 이후 주요 교단에서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이단‧사이비 시비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 1억 5000만원 내야 선거 후보 등록

한기총은 이번 대표회장 선거 일정을 공고 하기 앞서 이달 초 실행위원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대표회장 후보에 대한 자격을 한층 더 강화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등록시 당초 납입하던 발전기금 5000만원에 운영기금 1억원을 더해 납부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 결의에도 비판이 일었다. 군소교단으로서는 사실상 감당하기가 어려운 규모였기 때문이다. 소수 대형교단들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현 한기총은 지난 2012년 금권선거 및 이단해제 등을 문제를 삼으며 대형교단들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전체(76개 회원 교단) 중 75%(57개)가 군소교단이 됐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제28회 정기총회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서울시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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