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생으로 꾸려진 뮤지션 밴드 ‘관악자작곡놀이’
서울대학생으로 꾸려진 뮤지션 밴드 ‘관악자작곡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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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천지=장은진 기자] 자본을 앞세운 대중문화의 캠퍼스 내 유입으로 그 존재 자체가 희미해져 가는 대학 문화의 주체성을 되찾아 보고자, 서울대 학생 뮤지션들이 주체가 돼 자작곡 컴필레이션(compilation) 음반을 발매했다.

타이틀곡인 ‘엄마한테 비밀이야’를 비롯한 9곡이 수록돼 있으며 학생들이 기획에서부터 작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 홍보, 디자인,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직접 도맡았다.

4월 1일 목요일 저녁 7시 홍대 클럽 ‘사운드홀릭’에서 음반 발매 홍보를 위한 쇼케이스가 열릴 예정이다.

대학생의 반란은 시작됐다.

대학생은 동네북이다. 20대의 ‘문제’부터 그 ‘해결책’까지 대부분의 담론은 어른들의 목소리를 통해 규정되고 확산됐다. 88만 원 세대도 20대 회의론도, 수능도 논술도 내신제도도 누군가 선사한 것들이다.
‘요즘 대학생’에 관한 이야기는 때로는 가십거리로, 때로는 ‘젊은 것들 버릇없어’ 식의 비난 기제로 소비되면서 ‘스펙 3종 세트’만큼이나 우리를 압박한다.

그런데 누군가 작당하고 돌을 던졌다.

고려대 김예슬 씨의 ‘자발적 퇴교’로 시스템을 폭로하는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대학생이 직접 잃어버린 자신과 사회를 되찾을 차례다.

대학생이 직접 대학문화를 지키자!

대학생이 경쟁질서에서 주체를 지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대학문화이다. 서울대가 법인화되고, 다른 대학에서 ‘비인기학과’가 사라지는 판국.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문화마저 ‘자본’과 ‘정권’에게 빼앗긴다면 우리는 끝이다. 대학생인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또래들의 자생적인 문화에 주목하고 이를 지켜 나가는 것이다.

이에 기획의도에 따라 더 늦기 전에 학교 안의 ‘창작자’들을 한데 모았다. 각양각색, 아홉 명의 딴따라들이 손을 잡고 작당했다. 그렇게 생겨난 모임이 ‘관자놀이(관악자작곡놀이)’ 그리고 첫 음반은 ‘야간활동’이다.

밤잠 못 이루는 청춘의 ‘야간활동’

음반 타이틀 ‘야간활동’과 타이틀곡 ‘엄마한텐 비밀이야’, 이 둘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관자놀이에 참여한 서른 명의 딴따라들은 ‘대학생이 왜 기타치고 노냐는 교수님 몰래’ ‘내일 모레가 고시이니 조용해달라는 도서관 직원 몰래’ ‘저 선배는 왜 아직도 학교 다니냐는 후배 몰래’ ‘어서 좋은 데 취직하라는 엄마 몰래’ 기타를 치고 노래를 만들다보니 음악이 ‘야간활동’이 돼 버린 이들이다.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수도 없고, 못 하게 한다고 열정을 없앨 순 없으니 ‘비밀’이 된 셈이다. ‘엄마한텐 비밀이야’는 실제 ‘엄마 몰래’ 밴드 하는 늦깎이 대학생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결국 음반을 낸 걸 봐도 알 수 있듯 야간활동은 적극적인 음반 발매를 통해 ‘주간활동’이 된다.

‘꿈을 꾸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며 주체성을 찾는’ 두 가지 상황의 표현이다. 아이러니한 두 이야기가 만나 밤의 노래가 담긴 낮의 음반이 되고 나를 압박하는 것들과 진짜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 된 것이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음반 - 기획, 녹음, 믹싱, 마스터링, 홍보,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첫째, 뮤지션의 기본적인 표현방식은 각자의 ‘음악’이다. 둘째, 그러나 그들이 모인다는 것은 개개인의 작업을 넘어서 정치적이다. 그렇다면 ‘음악’이라는 예술과 ‘모임’이라는 정치성이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을까?

그 답은 각자의 음악과 기획이 합쳐진 ‘컴필레이션 음반’이라는 작업이다. 뮤지션들의 음악을 그대로 살리되 그것들을 하나의 기획 취지 안에 묶는 것!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기조로 삼고 모든 걸 우리 힘으로 해보기로 했다. 기획, 녹음, 믹싱, 마스터링, 홍보까지 도맡아서 했다. 영화 동아리 얄라셩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찍었고 사회대 새터에 참여해 새내기들과 함께 대학생활에 관한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대학생들의 의기투합만으로 이뤄진 음반, ‘야간활동’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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