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복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포럼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교리는 교회를 분리하지만 봉사는 교회를 하나로 합칩니다. 우리는 봉사를 할 때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와도 연합해야 합니다. 봉사하는 데 종교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한국글로벌사회봉사연구소 소장 박종삼 박사는 16일 ‘기독교사회복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열린 2017 한국기독교사회복지포럼에서 기독교 사회복지계가 나아가야 할 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베데스다사회복지연구원이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국 교회가 하나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박사는 한국 기독교 사회복지계의 현실에 대해 “교회 성장이 멎고, 개별교회주의가 팽배했으며, 대형교회들이 기독교 공동체와 함께 사회선교를 펼쳐나가지 못했다”며 “기독교 사회복지 기관들이 세속사회복지 기관들과 비교해 기독교적 영성의 차별성도 나타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독교 사회복지계가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 원인으로 박 박사는 ‘개별교회주의’를 꼽았다. 박 박사는 개별교회주의를 교회 돈을 교회에만 쓰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이 영향으로 봉사에 대해선 자원을 쓰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박사는 교회가 전도에만 열을 올리고, 봉사를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박사는 기독교 사회복지계가 사회선교를 펼쳐나가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꼬집으며, 한국 신학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신학교가 100여개 있지만 이 중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한 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는 없다”며 “이 때문에 가난에 대한 의식이 없고, 가난한 지역사회에 대해 모르고, 그저 ‘교회만 나오면 됩니다’라고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박사는 복음의 핵심이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회선교’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나님의 축복은 나누어주는 것이지 혼자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나누면서 전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교회만 챙기는 개별교회주의에서 벗어나 가톨릭 교회의 사회사목(사회봉사 선교)을 회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 박사는 “외국 교회 지도자들이 ‘종교개혁 직전의 가톨릭 교회가 지녔던 교회 문제들과 현재 한국교회가 가진 문제가 유사해 한국 개신교를 위한 또 한 번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지적한 쓴 조언을 귀담아들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독교사회복지 분야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데스다복지재단 대표이사 양동춘 목사도 “많은 교회 인재들이 교회 안에서 소금, 누룩을 쌓아 올리고 있다”며 “이제는 밖에 나와 소금, 누룩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난한 자들에 대한 애정을 회복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목사는 “교회가 진보, 보수로 나뉘어 싸우지 말고, 기독교 사회복지를 앞에 두고 하나 돼야 한다”며 “교회가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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