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대심판정으로 이동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국정농단’ 파문의 주범인 최순실(61)씨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초지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 개인 사생활을 도왔을 뿐 국가운영에 개입하거나 개인 이득을 취한 일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다. 미르·K스포츠 재단, 더블루K 설립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고영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 등의 증언으로 선을 그었다.

최씨는 대통령 연설문 수정과 관련해 “정호성 비서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했지만 다른 것은 본 적 없고 관심도 없다. 연설문의 감성적인 표현이나 그런 것만 봤다”고 말했다.

고위공무원 인사자료 열람과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에서도 자료만 제기하고 아이패드와 컴퓨터를 보여달라고 했는데 보여주지 않았다”며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차은택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호성 청와대 전 비서관에게 이력서를 보냈을 뿐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윤전추 현 청와대 행정관 등에 대해선 “추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화체육 관련 사업이나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어떤 이득이나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최씨는 도리어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라”라며 국회 소추위원 측에게 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도 그런 분(개인적 인권을 취하는 분) 아니다. 저는 미르재단, 더블루K 어디를 통해서도 돈을 한 푼도 받은 적 없다. 제 통장을 통해 이익을 받은 적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씨는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K스포츠 재단 이사의 폭로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소추위 측이 고영태 전 이사의 검찰진술을 토대로 여러 질문을 했지만, 그때마다 최씨는 “대답할 수 없다. 고영태의 말에는 신빙성이 없다”며 대답을 거부했다.

한편 최씨의 증인신문은 국회 소추위원 측만 진행하고 휴정됐다. 헌재는 오후 2시 최씨에 대한 피청구인 측과 헌재재판관의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후 5시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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