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함 침몰사건으로 남북 긴장 고조
"북한의 현 상황은 붕괴 초입단계"

(뉴욕=연합뉴스) 대북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는 "향후 10년내 북한이 파괴적 방식으로 붕괴의 길을 걷게 될 경우에 대비해 전 세계가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2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초계함 '천안호'가 26일 북한과의 해상 경계선 부근에서 침몰한 사건은 아직 북한의 개입 여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남북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며 "대북 전문가들이 북한의 현 상황을 붕괴 초입단계로 분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핵 영광(glory)의 섬광 속으로 나아가길 결정한다면, 그리고 이들이 전 인민의 가미카제화라는 구호를 현실화시킨다면 엄청난 수의 사상자 속에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많은 미군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경제적 문제는 단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2012년 강성대국의 포스터가 나온 것이 1990년대 극심한 기아 와중이었다는 것은 북한의 실제 위기가 경제보다는 이념이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고 강조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이 자신들 보다 더 잘 살고 있고, 또 양키 식민지하에서 살고 있는 남쪽의 동포들이 김정일 치하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해방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왜 희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답할 수 없는 북한 정권은 절망감 속에서 가장 무모한 선전선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 전 주석 탄생 100주년인 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을 열자'는 구호가 바로 그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일부 서방언론들은 북한이 붕괴 위기에 놓였을 때 중국이 북한의 안정을 회복시키는데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북한이 전쟁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다"면서 "그러나 이는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편집광적인 북한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구권 몰락 이후 북한에서 이념적 색깔이 더 분명하게 나타났고,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삭제한 대신 선군 사회주의를 강화해 왔다면서, '지도자를 옹위하기 위해 인간 폭탄이 돼야 한다'는 가미카제 용어의 사용이 더 광범위해졌다는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이 향후 10년 이내에 폭력적이고 재앙적인 방식으로 몰락할 경우에 대비해 모든 나라들은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정부가 김정일 이후 북한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에 대해 초조해 할 것이 아니라, 최악의 핵 시나리오에 대비한 계획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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