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2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대강의실에서는 삼성이 최근 인수하기로 결정한 하만(Harman)의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언론을 대상으로 향후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손영권 사장,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박종환 부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일부 대주주와 소액주주들 문제제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삼성전자가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Harman)의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하만의 일부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에 인수합병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하만 경영진을 도와 하만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따르면, 하만 주주들 일부는 지난 3일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 주주들은 로버트 파인을 대표로 해 하만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소장을 제출했다.

주주들은 하만이 삼성전자와 협상하면서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기로 한 ‘추가 제안 금지 조항’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만의 주요 주주인 한 미국계 헤지펀드도 지난해 12월 동일한 이유로 주총서 찬반 투표 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양사 이사회 간의 합의를 했고, 하만은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 인수합의 건은 성사가 된다면 국내 기업이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하만은 자동차 전장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이다. 하만 계열의 오디오 시스템이 국내외 거의 모든 자동차에 탑재된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삼성 입장에서는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자동차 전장 등의 분야에서 일순간에 선두로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삼성과 하만은 미래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일부 언론을 비롯해 일각에서는 삼성 총수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만 주주들을 만나 합병의 정당성을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이 부회장이 출국금지에 구속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만 인수합병 절차는 델라웨어주 회사법에 따라 진행된다. 하만의 주주총회에서 주주 50% 이상이 동의하면 삼성전자와의 합병이 승인된다. 하만 주총은 1분기에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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