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태경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12년 10월(2.4%)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이주열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0.3%p 낮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월 이후 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1월에 올해 성장률을 3.2%로 전망한 뒤 4월 3.0%, 7월 2.9%, 10월 2.8%로 계속 낮춰 지난 1년 사이 0.7%p나 떨어졌다.

이처럼 경제 전망이 점점 어두워진 것은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이 더딘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년간 호황을 누리며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부동산 시장이 냉각 기류를 보이며 둔화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전망 이후 대내외 여건이 급속히 바뀌었다”며 “미국 대선 이후 시장 금리 상승, 미국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의 대외 여건과 국내 상황도 변동이 컸기에 이를 반영해 이번에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주된 이유로 민간소비 위축을 꼽았다.

이 총재는 “전망치를 낮춘 건 민간소비를 조정한 폭이 컸다. 최근 민간소비 일부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효과도 있다고 본다”며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업의 경제심리에 대해서도 “기업심리의 위축이 오래 지속되면 투자와 고용을 통해 성장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가 둔화되겠지만 수출이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연구소들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2.7%에서 0.3%p 내린 2.4%로 하향 조정했고,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더 낮은 각각 2.2%, 2.1%로 예측했다.

앞서 정부도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6%로 0.4%p나 낮췄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영향권이었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종전보다 0.1%p 낮췄다.

한편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조정하고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 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통계청에서 인구 추계를 새롭게 발표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잠재성장률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한은 조사국에서 잠재성장률을 새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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