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얼라이드’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2차 세계대전 실화 바탕
배우자 스파이일 경우 살해
어길 시 중대한 반역죄 해당
브래드 피트·마리옹 꼬띠아르

루머 생길 만큼 호흡 환상적
감각적인 영상미까지 더해져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사랑하는 내 아내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적국의 스파이라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끔찍한 현실에 닥친 한 남자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얼라이드(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영국 정보국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 분)’과 프랑스 비밀요원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꼬띠아르 분)’가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스파이 로맨스물이다.

내용은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모로코 카사블랑카 장교인 ‘맥스 바탄’은 ‘마리안 부세주르’와 함께 독일 대사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부부로 위장한 두 사람은 독일 고위직 간부와 그의 가족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강도 높은 스킨십도 서슴지 않는다.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는 ‘맥스 바탄’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마리안 부세주르’는 자석과 클립처럼 불꽃 같은 사랑을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영국의 스파이인 둘은 임무 수행 전날 사랑을 확인하고, ‘맥스 바탄’은 ‘마리아 부세주르’와 결혼할 것을 다짐한다.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친 두 사람은 영국 런던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린다. 예쁜 딸을 낳은 두 사람은 전쟁을 잊고 세상에 세 가족이 전부인 것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 바탄’은 상부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 영화 ‘얼라이드’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차마 힘든 얘길 해야겠네. 우린 자네 부인이 독일스파이로 의심하고 있어.”

‘맥스 바탄’은 상사에게 ‘마리안 부세주르’가 스파이라는 정황이 포착됐으며 72시간 이내에 아내의 무고함을 밝히지 못하면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죽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혼란스러워하던 ‘맥스 바탄’은 아내의 결백을 밝히려 발버둥 친다. 하지만 실체에 다가가면 갈수록 예상치 못한 실체를 마주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부부로 위장했던 스파이들이 사랑에 빠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알려졌다. 당시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함께 일하거나, 부부로 위장한 남녀 스파이 사이에서 로맨스가 발생하는 일이 많았다. 이 영화 역시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인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여교사가 결혼했지만 정보기관의 반대에 부딪혔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의미가 있다. 이 이야기는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의 가족이 실제 겪은 사연이기도 하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사랑은 그만큼 더 애절했다. 배우자가 스파이라는 사실이 발각됐을 경우 즉시 처단해야 하는 ‘배우자 배신의 법칙’도 실제로 존재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중대한 반역죄에 처했다. 이 법칙대로 배우자를 처단하거나 ‘맥스 바탄’처럼 현실에서 도피했다 하더라도 그 누구도 옳고 그름의 잣대를 그들에게 댈 수 없다. 그들은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사랑을 했을 뿐이다.

영화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녀 간 사랑과 국가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뤄 긴장감을 유도한다.

▲ 영화 ‘얼라이드’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두 주인공은 불륜 루머에 휩싸일 정도로 잘 어울렸다. ‘오션스’ 시리즈부터 ‘머니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의 거꾸로 간다’ ‘월드워Z’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래드 피트는 사랑하는 아내를 차마 의심할 수 없는 한 남자의 복잡한 심리를 그리는 동시에 진실을 파헤치는 한 남자를 카리스마 넘치게 표현했다.

온전히 ‘마리안 부세주르’가 된 마리옹 꼬띠아르는 여자 관객들도 빠져버릴 정도의 매력을 뽐내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관객을 계속 추측하게 하고 흥미를 자극하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연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여배우로서는 마리옹만한 배우가 없었다”고 극찬했다.

▲ 영화 ‘얼라이드’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플라이트’ 등을 연출했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힘 있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가미해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준다. 사실적 세트와 소품으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1940년대 카사블랑카 전경을 스크린에 그대로 담아낸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였다. 마리옹 꼬띠아르도 “정말로 카사블랑카 거리에 온 듯한 느낌이어서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며 세트를 보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또 영화는 영상미를 자랑한다. 특히 두 사람이 모래 언덕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추운 겨울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랑에 대한 믿음 척도를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얼라이드’는 11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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