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한재림 감독,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이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더 킹'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대한민국처럼 권력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있을까. 이 같은 답답함에서 시작된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의 베일이 벗겨졌다.

12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더 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과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이 참석했다.

영화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그간 사회적 약자를 통해 대한민국의 부조리함을 담아내며 메시지를 전달했던 영화들과 달리 이번 영화 ‘더킹’은 세상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가들의 민낯을 들춰내며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가 가진 부조리함을 담아냈다.

메가폰을 잡은 한재림 감독은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이 이 정도의 현대사를 거치면서 살아왔는데 그걸 보면서 한국사회는 권력 가진 사람들이 정말로 살기 편한 사회가 아닌가 하는 답답함을 생각했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부조리함을 그리는 영화 말고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보면 시스템, 메커니즘을 보게 되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를 생각할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검사가 나온 영화들이 있었고, 조폭이 나오는 영화들이 있었다. 사실 검사의 욕망, 시작과 디테일을 정확히 다룬 영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한 캐릭터로서의 의미를 다뤘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이 영화에서 검사는 한 인물이 왕이 되기 위해 다가가는 직업이었다. 조폭은 태수와 검찰의 상징적인 시각적인 구체화하기 위한 장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하고 싶은 얘기는 주인의식이다. 언론의 작은 힘이 불을 부치게 됐고 그런 감정을 관객이 느끼고 ‘아, 내가 바꿀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최고의 시너지를 보인다. 스크린에 9년 만에 컴백하는 조인성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박태수’로 분했다. 조인성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시나리오에 충분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저는 박태수라는 인물이 영화에 나오는 분량 자체가 많아서 어느 선까지 연기해야 하나 고민했다”며 “진하게 연기하면 지치실 테고 가볍게 연기하면 너무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톤앤 매너에 대해 고민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작품마다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정우성은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역을 맡았다. 정우성은 “개봉 전 예고편을 보고 실존 인물을 거론하면서 롤모델로 삼지 않았냐고 하는데 그렇진 않다”며 “우리가 근대사를 겪으면서 권력이 어느 편에 섰을 때 정당한지 부당한지에 대한 경험은 우리에게 다 있다. 검사 얘길 하는 데 검사는 검사 선서를 받고 검사라는 직위에 오른다. 처음에 양심과 모든 걸 걸고 검사자리에 섰던 사람이 부조리함과 타협하면서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표상으로 삼고 싶었다”고 전했다.

▲ 배우 류준열(왼쪽부터), 정우성, 한재림 감독, 배성우, 조인성이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더 킹'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정우성은 “그런 감정이 녹아있고 형태화되지 않은, 우리가 누구나 느끼고 있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리고 누구나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의 대상으로 한강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전략 3부의 핵심인물이자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검사 ‘양동철’로 분한 배성우는 “특별히 참고하거나 모델로 삼은 인물은 없다. 대본이 놀랄 정도로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며 “개인의 드라마가 아니라 통찰력 있게 현대사를 바라보는 메시지가 좋았다. 이 메시지를 어떻게 전하고 중간에 디테일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나갈까를 배우들과 감독들과 고민했다”고 말했다.

배우 류준열은 화려한 세계 이면의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들개파 2인자 ‘최두일’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류준열은 “세 선배님이 검사 역인데 조폭이라는 타이틀로 만나서 부담됐다”며 “대본을 보면 대본 표지도 앞장 뒷장이 데칼코마니가 표지로 돼 있다. 감독님께서 표지를 얘기해주시면서 인물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셨다. 검사가 조폭 같아 보이기도, 조폭이 검사 같아 보일 때가 있다. 까불까불한 조폭보다는 애매한 포지션을 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재미와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 ‘더 킹’은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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