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과목과 환경 연관시켜 효율적·통합적 교육 시행
경기도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에코 그린 스쿨’ 사업의 남현석(경기도 교육청) 장학사의 말이다.
◆녹지 공간보다 ‘마인드 심기’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녹색학교(에코-그린 스쿨, Eco-green School)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친환경 녹색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이 실시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교육 활동을 총괄하는 사업 명칭으로 도내 특색사업의 대표 수식어가 됐다.
현재 도내 초·중·고교 국어, 도덕, 사회, 음악 등 일부 교육과정에는 환경과 관련된 단원이 포함돼 있다. 입시위주 체제로 돌아가는 현 시점에 따로 시간을 내어 환경교과목을 가르치기보단 각 과목에 있어 자연스럽게 환경과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효율적, 통합적으로 교육하자는 의미에서다.
또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는 학급마다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품 분류를 몸소 실천하는 도우미 학생이 배치돼 있다. 교무실에선 교사들 스스로가 도우미 역할을 한다.
남현석 장학사는 “지난해 사업을 진행하면서 효과를 본 것 중에 하나는 전기·수도 절약 등으로 억 단위의 비용을 절감한 사례”라며 “학교 학생들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점심시간, 또는 체육과 같은 외부 활동 시간을 활용해 교실 불끄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은 학교뿐만 아니라 교육청 내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전기를 절약하자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각 사무실마다 전체적으로 불을 끌 수 있는 스위치가 설치돼 있다.
남현석 장학사는 “교육청 복도의 경우 소등하는 것이 습관화됐다”며 “교육청 내 직원들도 전기 절약에 대한 의식수준이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매주 수요일에 더 강화된다. 교육청은 매주 수요일을 ‘에코 그린 데이’로 정해 여름철 넥타이 착용하지 않기, 겨울철 내복 입기, 음식 남기지 않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에코-그린 스쿨이 활성화되기까지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남현석 장학사는 “처음 사업 추진 당시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교육청에서도 계획을 세우는데 사전조사를 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녹색성장’에 대한 의미와 이를 어떻게 교과목에 포함해 가르쳐야 할지 막막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청은 각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녹색성장 연수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환경자료를 보급했다.
무엇보다 녹색교육을 정착하는 데 크게 작용했던 것은 녹색성장 연구시범학교 15교 및 선도교 25교를 지정해 공개 수업을 한 것이다.
남현석 장학사에 따르면 많은 학교가 시범학교들의 공개 수업을 보고 환경교육에 대한 막연함을 떨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환경교육은 경기도 교육청뿐만 아니라 전국 학교의 관심사항이다.
남현석 장학사는 “환경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환경만 생각하려는 환경교육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교육청이 각 과목에 ‘환경 단원’을 구성한 이유도 단지 정부가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때문에 또는 환경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만 남을 것을 우려해서만은 아니다.
남현석 장학사는 “초·중·고교 시절은 이 나라를 움직여 갈 주역으로 성장할 아이들이 생각과 사상의 밑바탕을 다져가는 시기”라며 “이때 교육 방향이 잘못 흘러가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치우쳐 개인, 사업장, 나라의 발전을 생각지 못한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합적인 학문과 실천이 요구되고 있는 사회인만큼 환경, 경제, 실천습관을 함께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남현석 장학사의 말이다.
◆에코 그린 스쿨로 만들 것
현재 도내 분위기나 방향은 에코-그린 스쿨로 흘러가고 있지만 지난해 약 88.5%의 학교만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참여했다.
남현석 장학사는 “1년 만에 체계가 잡히고 많은 학교가 참여했지만 2010년엔 100% 학교가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아울러 학교에서 사소하지만 흔한 낭비 요소들을 새로 파악하는 등의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도에는 중학교에 ‘환경’이라는 교과목을, 고등학교에 ‘환경과 녹색성장’ 교과목을 포함하는 일도 계획 중에 있다.
이러한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교육청이 각 학교에 바라는 것은 교사들이 녹색성장에 대한 학생들의 마인드와 생활습관을 고려하면서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남현석 장학사는 “앞으로도 학생, 교사, 교육청이 함께 에코 그린 스쿨을 활성화해나갈 것”이라며 “먼 훗날 요직에서 친환경 건물을 짓고 나무를 심는 등 환경을 고려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학생들을 생각하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