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3.5조 증가… 10개월 만에 증가세 둔화. (출처: 한국은행)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0개월 만에 최소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금리상승과 부동산 경기 냉각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3조 5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로는 2015년 12월(약 6조 9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아울러 작년 2월(2조 9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소 증가수치였으며, 작년 11월(8조 8000억원)과 비교하면 5조 3000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작년 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33조원으로 한 달 사이 3조 6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2015년 12월(6조 9000억원)에 비해 절반 정도다.

이는 작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시장금리가 들썩인 점이 대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 11월에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르 거래량은 9000가구로 11월(1만 1000가구)보다 2000가구 줄었다. 정부가 작년 11월 3일 청약 규제 등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자 서울 재건축 시장 등 주택거래에 찬바람이 불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의 가계대출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월간 증가액이 3조원을 넘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 있다.

작년 한 해 은행의 가계대출은 68조 9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액이 사상 최대치였던 2015년(78조 2000억원) 보단 9조 3000억원 줄었다. 비록 줄긴 했으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2월부터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의 대출은 작년 한해 12조 9000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기존에는 2015년 8조원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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