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출처: 뉴시스)

본격 대권 행보 앞두고 각종 의혹 ‘봇물’
12일 입국 기자회견서 직접 해명할 듯
“음해성 보도엔 책임 묻겠다 말할 것”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귀국 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높은 검증의 벽을 통과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12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본격적인 국내 활동에 돌입한다. 반 전 총장이 대권 도전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국내외에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휩싸이면서, 이미 대선 주자로서 검증대에 오른 형국이다.

미국에선 미연방검찰이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은 베트남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의 ‘랜드마크 72’ 빌딩 건물을 매각하려던 과정에서 중동의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수사가 반 전 총장에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주현씨가 경남기업에 보낸 이메일에서 랜드마크 72 건물 매각과 관련해 반 전 총장을 거론한 데 따른 것이다. 

향후 미 검찰이 반 전 총장으로 수사를 전면 확대할 경우 반 전 총장 역시 대권 행보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 전 총장이 조카와 동생의 기소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그의 메시지를 담당하는 이도운 대변인은 11일 언론과의 상견례에서 “반 전 총장도 보도를 보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라며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반 전 총장의 입장을 코멘트할 순 없다”면서도 “이 문제가 2015년쯤에도 보도됐던 것 같고, 그때 비슷한 입장을 밝히셨던 것으로 안다. 현지에서도 수사 중이니까 적절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후속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박연차 전 태광실업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외교부 장관이던 2005년 5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을 위한 한남동 공관 환영 만찬에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참석한 박 전 회장이 20만 달러를 반 총장에게 줬고, 2007년 초반 총장 취임 후 뉴욕에서 취임 축하 선물로 3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해당 언론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그러나 형사고소가 아닌 언론중재위 제소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사실관계 확인이 수반되는 형사고소 방식을 일부러 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오면 육성으로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며 “그런 음해성 보도에는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명확히 말할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 측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을 예고한 것은 향후 국내 대권 행보에 돌입할 경우 견제성 의혹제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반 전 총장을 견제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조카, 동생 기소 사안을 집중 부각하면서 ‘반기문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경미 대변인은 “2013년 경남기업이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주현씨에게 500만달러의 커미션을 주고 랜드마크 72 투자자 알선을 요청했는데, 기상씨와 주현씨가 중동 관료들에게 이 빌딩의 구입을 설득하면서 250만 달러의 뇌물을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완종 사장은 정관계 자금로비 리스트를 남긴 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며 “성 사장이 반 전 총장의 마니아이자 스폰서였다는 사실은 이미 홍준표 경남지사에 의해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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