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는 담당 분야에서 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전문가 중에는 알고 있는 지식이 많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사람도 있다. 기자가 생각하는 전문가다운 전문가란 후자 쪽이다.

기자가 이런 말을 서두에 끄집어낸 이유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외치는 환경 전문가들의 모순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실내온도다. 지난해 정부는 실내온도를 19℃로 유지하고 내복을 입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온실가스 감축 관련 세미나나 환경 관계 부처에 가면 25~30℃로 실내온도를 맞춰 놓는 경우가 많이 있다. 환경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얇은 옷만 입고 있거나 팸플릿을 부채 삼아 강의를 경청하는 참석자들도 많이 봤다. 한 의원은 토론 평가는 제쳐 놓고 실내온도가 덥다고 투덜대기도 했다.

환경을 위한다는 이들이 과연 실내온도를 낮추자는 정부의 말을 제대로 귀담아 들었는지 의문이 든다.

또 다른 행사장에선 한 발표자가 무대로 나와 “아내 차사고가 있어서 현장에 갔다가 급하게 왔다”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러 나온 발제자 가정엔 자가용이 2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셈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시내버스를 천연가스 버스(CNG)로 전량 교체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천연가스 버스는 소위 환경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2010년 환경 키워드가 온실가스 감축인 만큼 환경이라는 옷을 걸친 사람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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