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언 ㈜반려애수 대표가 비숑프리제종인 ‘구름이’를 안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름이는 반려애수를 즐겨 마시고 같이 산책을 하거나 함께 놀아주는 것을 좋아한다. (제공: 김영언 ㈜반려애수 대표)

반려견 대변인 김영언 대표

반려견의 ‘감정·고통’ 느껴
동물의 억울함 알리려 노력
‘국제 반려동물영화제’ 기획
‘펫 테마파크’ 건립 준비 중
“어릴적 동물윤리교육 중요”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늙고 병들었다고 버려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숫자는 한 해에만 10만. 그들은 고통을 느끼지만 말은 할 수 없고 버려지고 나면 차가운 길바닥이 무덤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바로 유기견이다.

우리나라는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견과 함께 평생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갖가지 이유를 들어 거리로 내모는 매몰찬 사람도 많다. 주인을 잃은 유기견은 차에 치여 불구가 되거나 굶주림에 죽어가고, 유기견 보호센터에 맡겨진다고 하더라도 1/3가량은 길게는 20일, 짧게는 10여일이 지나면 안락사를 당한다.

국제 반려동물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이자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음료회사를 운영하는 김영언 ㈜반려애수 대표는 말 못하는 유기·반려견을 위해 대변인을 자청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일 생명존중과 동물사랑을 주제로 ‘국제 반려동물영화제’라는 반려동물을 위한 국내 최초의 영화제를 열고 직접 제작한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의 영화 ‘또 하나의 사랑’은 싫증이 난 주인에 의해 버려지는 반려견의 참혹한 모습과 새로운 주인을 만나 행복을 되찾는 유기견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랑하는 마음에 반려견을 위한 물을 개발하고 나아가 반려동물을 위한 영화까지 제작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서 그의 이야기와 유기·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려동물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다면.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키웠고 좋아했다. 강아지와 관련된 방송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동물들도 사람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면서 학대받는 강아지들에게도 관심이 갔다. 강아지를 때리고 심지어는 면도칼을 먹이는 그런 일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한 사람이라도 나서서 동물들의 억울함을 알려야 한다는 마음에 여러 가지 일들을 하게 됐다.

-국제 반려동물영화제를 연 목적은.

사람 중심의 영화제는 많이 있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영화제는 없다 보니 기획하게 됐고 유기견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열었다. 영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의 인식을 계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영화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했던 행사에 등장했던 강아지들은 모두 주인이 없는 유기견이다. 영화제가 있던 날 참석했던 사람 가운데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결정한 사람도 있었다.

-유기견은 어떻게 생겨나는지.

반려인의 실수로 잃어버려서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고의적인 부분으로 생겨난다. 고의로 반려견을 버리는 사람의 대부분은 반려견이 생명을 가진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장난감 다루듯 싫증을 느끼면 버린다. 그 외에도 돈이 많이 들어서, 병이 들어서, 나이가 많이 들어서 등등 유기견이 버려지는 이유도 많다.

-반려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키우는 사람이나 사회 전체적으로 동물을 사람의 ‘밑’이라고 정해버려서 문제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강아지와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를 알 것이다. 교감이 가능하고 대화가 가능한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강아지를 함부로 대한다.

-반려동물 학대를 막는 데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 동물 윤리 교육이 중요하다. 동물학대 관련법을 강화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할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끼고 좋아하는 것이 있고 싫어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고 자란 아이는 성장해서도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다. 작은 생명일지라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이 너무나 중요하다. 결국 이런 마음은 동물에게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에도 이어져 범죄율까지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먼저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자신이 보기에 예쁜 것이 좋다고 염색을 시키고, 귀를 세우고, 꼬리를 자르고, 털을 깎기는 등 과대 미용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것이다. 여름에 피부병을 앓고 있는데 옷을 입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음식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염분이 많아서 몸을 붓게 한다. 사람도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듯 반려동물도 좋은 음식이 필요하다.

-반려인이 가져야 할 마음은.

가장 먼저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겪을 수 있는 힘든 점을 감수하고서도 키우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그러한 각오 없이 단순히 ‘갖고 싶다’는 소유욕만 가진 상태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되면 나중에 관리하기 귀찮아지면 버리게 된다. 털이 빠지는 것, 목욕을 시켜야 하는 것, 대소변을 가려야 하는 것 등을 감안하고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 함께 살면서 좋은 예쁨과 귀여움보다 반려동물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금전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짐승을 키우는 데 무슨 돈이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강아지를 키우면 안 된다. 반려동물은 ‘내가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역지사지로 내가 강아지의 입장이 된다면 어떻겠는가. 아파도 말할 수 없다. 스스로 병원에 갈 수도 없다. 먹고 싶은 것도 스스로 사서 먹을 수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해야 한다.

-반려인이 얻는 것은 무엇이 있나.

사실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하면서 얻는 부분이 주는 부분보다 더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물질은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편안함과 정을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힐링’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집 강아지는 내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집에 들어가면 반가워서 펄쩍펄쩍 뛴다.

-반려견의 대변인으로서 앞으로의 활동은.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에는 영화를 두 편 더 제작하고자 한다. 국제 반려동물영화제도 이번에는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더 크게 열고자 기획하고 있다. 영화제 이외에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펫 테마파크’와 ‘펫 전용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강아지에 대한 기본 지식과 상식을 알려주는 강의실은 물론 강아지 산책 코스, 애견 카페 등을 갖추고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애견 음악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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