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외교·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미국과 협의된 바 있는 국내 사드(THAAD) 배치로 중국과의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부산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문제로 일본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본 아베 수상이 주한일본대사를 소환해 우리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하면서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신뢰도를 의심받게 할 전략을 펴고 있는 중이다. 미·일·중 등 세계 초강대국들을 상대로 하는 현안문제가 동시에 불거져 우리 정부의 안보·외교라인이 적극 대응해야 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지난 9일에 발생된 중국 군용기 등 10여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것은 긴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중국 군용기는 당일 10시 이후부터 오후 3시경까지 대마도 남쪽 대한해협 상공을 통과해 동중국해와 동해 사이를 왕복비행하면서 5시간가량 KADIZ를 침범한 것은 분명 중국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일·중 분쟁에 따른 시위로 보여지고 있다.

긴급상황이었던 중국 군항기의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지역 침범 시 우리 공군에서는 F-15K와 KF-16 전투기 10여대가 긴급발진해 전술조치를 취한 한편, 공군과 중국 공군 간 설치된 핫라인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해 긴박했던 상황은 마무리됐지만 언제 또 다시 도발이 이어질지 안심할 수 없다. 일반항공기가 위급 시 사전 동의하에 우리 영토에 불시착한다거나 일시 통과는 문제가 없겠지만 군항기의 사전 예고 없는 KADIZ 침범은 전시상황과 마찬가지로 다뤄야 한다.

대통령권한대행 체제가 가동 중인 국정에서 정치·경제 등 여러 상황들이 엄중하지만 특히 국가안보와 외교적 위기를 잘 넘겨야 한다. 우려스러운 일은 대통령직무가 정지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대하는 미·일·중 국가지도자의 대한(對韓)관 문제다. 그 좋은 사례가 중국과 일본이 보여주고 있는 외교 압박인바,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와 외교 분야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국민 또한 국가이익에 우선해야 한다. 정치·경제 등에서도 정상화가 시급하지만 국가이익과 국민안전 보호막인 안보와 외교를 더욱 다져야 할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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