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입장 표명하는 서청원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印 “친박, 마땅히 책임 져야”
徐 “승복 못해, 독주 막을 것”
인 위원장 앞서 30분간 비토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 인적청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의원이 10일 공개 설전을 벌이며 강하게 충돌했다.

이날 의원총회는 비대위원 일부 인선 결과를 보고하고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은 서로의 면전에서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두 사람은 서로 인사도 하지 않는 등 감정의 골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은 전날 상임전국위원회의 비대위원 의결에 따라 인명진 비대위가 첫 회의를 열고 정상 업무에 돌입한 날이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인 위원장이었다. 그는 “우리가 배출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어려움을 당했는데, 친박, 진박 등 그분과 가깝다고 한다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것이 집권여당으로서, (박 대통령을) 가깝게 모셨던 사람으로서 마땅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을 겨냥한 인적청산에 대해선 “인명진이라는 사람이 누구를 몰아내려는 것도 아니고, 계파 싸움도 아니고, 당이 전국위원회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소임”이라고 했다.

이번엔 친박계 맏형 격인 서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발언권을 신청해 발언대에 오른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을 ‘목사님’으로 지칭하면서 격앙된 어조로 인적청산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많은 언론이 이제 목사님에게 기울었다. 승복하라고 하는데, 저는 승복할 수 없다. 그런 강압적이고 독선독주를 끝낼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발언 중인 서 의원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주시했다. 당혹감과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 의원의 공개 비난은 30여분간 이어졌다. 현장엔 소속 의원 50여명과 취재진 100여명이 있었지만, 서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거취 위임장을 제출받고 있는 것에 대해 “자기의 자리를 보위하기 위해 잘못 인도하고 있다. 목사님이 우리를 범죄자 취급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인적청산의 근거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친박과 친하다고 돈 10원 주시는 분인가. 인사 문제를 들어주실 분인가. 최순실 문제도 알지 못했다”며 “4년간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목사님은 잘못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목사님이 이 당에 비대위원장으로 있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새누리당에 오지 않는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서 의원은 발언을 마친 뒤 인 위원장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지나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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