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민·전문가·학생 인권의식 조사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국민들이 인권침해가 심각한 분야로 개인정보 유칠 및 집회·결사의 자유를 꼽았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일반국민, 전문가, 학생 등의 인권에 대한 의식 조사를 통해 우리사회 인권의식의 지형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방향 설정과 인권과제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실시한 2016년 ‘국민인권의식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6년 5월 25일~12월 23일 기간 동안 전국 만 15세 이상 일반 국민 1504명, 교수· 법조인·언론인·시민단체 활동가·교사 등 전문가 500명, 전국 초등학교 5학년 이상 중학교 3학년 이하 5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서면 조사를 했다. 2005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지난 5년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도록 공통 문항을 활용‧분석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인권 존중의식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국민의 인권의식에 대한 조사결과 인권에 대한 국민의 기본적인 인식과 관심고 인권존중의식이 높아지고 있고, 인권침해가 심각한 분야로 개인정보 유출 및 집회·결사의 자유라고 응답했으며 비정규직 차별 반대, 최저 시급 인상 요구, 사회보장 확대 등 사회권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표출됐다.

또한 취약집단의 인권상황에 대한 평가에서는 ‘매우 존중(5점)’에서 ‘전혀 존중되지 않음(1점)’까지 평가 척도를 적용했을 때 여성(3.6점), 아동·청소년(3.4점), 노인(3.2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취약집단들에 속한 사람들의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다고 봤다.

장애인, 미혼모, 병력이 있는 사람, 사회복지시설 생활자, 경찰 수사 중인 피의자, 구금시설 수용자, 전과자 등의 인권상황에 대한 평가가 2011년에 비해 0.4점 증가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3점(보통 수준)을 넘지 못하고 2점(존중 되지 않는 편임)대에 머물렀다.

차별 경험 사유는 나이, 학력/학벌, 성차별, 비정규직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차별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영역은 ‘연령 차별’로서 2011년 대비 6.9%p 감소했고 ‘학력/학벌로 인한 차별’은 2011년 대비 5.9%p 감소했다. 그러나 나이 차별, 학력/학벌에 의한 차별, 성차별, 비정규직 차별은 다른 차별 사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차별 경험율을 보였다.

인권 현안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2005년도에는 89.9%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했으나 2016년에는 52.1%가 반대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국민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찬반양론으로 대립되는 현안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복지 혜택 확대와 같은 복지정책에 대한 입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 혜택을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40.5%에서 28.3%로 감소한 반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은 58.3%에서 70.5%로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를 살펴보면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체벌은 금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화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005년 24.2%에서 2011년 25.6%로 약 1.4%p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2016년에는 50.6%로 증가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11년 39.8%에서 2016년에 40.9%로 증가했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11년 13.3%에서 2016년 8.4%로 감소하였다.

전문가에 대한 인권의식 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외국인 노동자·노숙자 등의 경제적 약자, 병력자 등에 대한 인권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더불어 개인정보의 보호와 집회‧시위의 자유 제한에 대해 우려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 제정(75.5%), 양심적 병역거부(69.6%)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확산됐으며 인권침해 가해자는 정치인(25.8%), 검찰, 군상급자, 직장상사 순이라고 응답했다. 인권증진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역할과 기능이 확대돼야 한다는 응답은 77.3%에 달했다.

초·중학생의 인권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 세계인권선언, 학생인권조례 등 인권에 대한 일반적 인지수준이 매우 높아졌고 인권 관련 개념들의 인지경로로는 수업시간 내 교과서의 비중이 93.4%에 달하는 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친구들과의 네트워크가 강할수록 인권침해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고, 빈곤 및 기아 문제를 자신과 가까운 문제로 여기는 학생들의 비율(61.6%)이 증가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제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권NAP : 2017~2021) 권고 이행을 점검하고, 주요 국제인권조약과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제도(UPR) 심의시 참고할 예정이다.

특히 인권위의 중장기 업무계획인 ‘제5기 인권증진행동계획’ 수립과 헌법 개정에 대비한 기본권 강화 및 인권보장체계 확립에 관한 국민의 목소리로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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