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손성환 기자] 광우병 파동으로 고기 먹기를 꺼려했던 지난 해. 지금도 고기 먹기가 꺼려지는가?

황우석 사태의 언론보도 이후 우리의 발전된 생명과학 기술이 국민들에게 외면당하지는 않았나?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과학을 신문, 방송 등에 의존해서 인식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언론이 과학 보도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보도하는지, 이슈를 만들기 위해 과장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 셀링 사이언스(Selling Science), 도로시 넬킨 저자, 김명진 역자, 궁리 출판
‘셀링사이언스(Selling Science)’는 언론의 과학기술 보도의 행태를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해서 비판하고 있다.

과학의 신비감을 이유로 언론은 과학자를 연예인과 같은 스타로 만든다. 해마다 언론은 노벨상 수상자에 주목하는데 마치 올림픽 경기에서 스포츠 스타를 보도하듯이 그들의 국적이나 스타로서의 자질에 초점을 맞춘다.

기자들은 스포츠 기사나 아카데미상에 관한 보도 양식을 빌려 노벨상의 명예와 영광, 탁월한 성취를 강조한다. 오히려 스포츠 기사는 스포츠 스타의 훈련 과정, 그들이 쓰는 기법, 그들이 이뤄낸 구체적인 성과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에 관한 기사에서 수상자가 진행한 연구의 성격이나 그것이 지닌 과학적 중요성을 다룬 경우는 거의 없다. 노벨상을 어느 나라가 몇 개나 땄는지가 중요 이슈로 다뤄지는 게 대다수다. 

과학자의 연구 성과의 과학적 분석과 그 연구 결과가 우리의 삶에 주는 영향 등에 대한 보도는 뒷전이고 세계 최초이며 세계 유일이라는 것이 중요한 이슈이다. 그러다가 그 과학자의 연구결과 중 일부분의 실패가 발견되면 그동안 함께 쌓아 올려왔던 소중한 연구결과까지도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것을 과학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과학적 지식은 없다. 언론보도를 통해 판단할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도로시 넬킨은 미국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연구자이다. 저자는 언론매체 속 과학기술 보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진단한다. 또 기자와 취재원의 복잡한 관계에 주목하며 잘 팔리는 흥미 위주의 기삿거리를 만드는 행태를 비판한다. 반대로 더 많은 연구비를 끌어들이기 위해 언론을 홍보 수단으로 삼는 일부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도로시 넬킨이 쓴 언론의 과학보도행태 비판 논문은 번역본으로 읽기가 어색하고 어려운 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광우병 문제, 황우석 사태 등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뒤돌아볼 수 있다. 언론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했는지 이슈를 만들기 위한 과장은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수 있다. 또한 독자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언론이 과장을 하는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도로시 넬킨(Dorothy Nelkin)

뉴욕대학교 법대 및 사회학과 겸임교수
미국과학아카데미 의학한림원 회원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원과 이사
과학기술 학회 4S(Society for Social Studies of Science) 회장

김명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미국 기술사
서울대 및 서울산업대 교수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지은 책: 대중과 과학기술, 야누스의 과학
옮긴 책: 인체 시장, 디지털 졸업장 공장, 닥터 골렘, 과학과 사회운동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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