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차은경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마틴 루터의 정신을 되새기며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신학자들은 현 한국교회의 병폐에 대한 해결의 대안으로 제2의 종교개혁을 이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교단 차원에서도 이를 위해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500주년 맞으며 개혁 부르짖은 목회자들

이미 지난해 신학자들은 다양한 발언의 장을 통해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바꿔야 할 부분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는 ‘성경적 관점에서 본 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11월 개최된 종교개혁500주년 기념포럼에서 “권위주의 체계인 구습에 질문하고 저항해 소통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개신교의 본질”이라고 개혁 정신을 조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지난 9월 독일 비텐베르크대학 로이코레아 대강당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도성이 아닌, 자기 왕국을 세우는 교회를 이뤘다”고 진단하며 “다시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기, 성령의 역사 회복, 주님이 왕이 되시는 교회의 회복, 교회 정화운동 전개, 교회연합을 위한 의식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투명한 재정, 신뢰받는 교회’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한국교회 재정 운영에 대한 문제점과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 95개 반박문을 써 붙이게 된 데에는 부정한 교회 재정이 촉발 요인이 됐다”며 “ 현재도 헌금이나 재정 관련 문제 때문에 교회가 조롱거리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교회가 가장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목회자들에 대한 개혁에도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기독교성령역사연구원장 안준배 목사는 “한국교회의 상층부를 이루고 있는 목사·장로 중에 십계명에 위배된 이가 상당수다”라며 “이는 인간의 의지로 힘든 부분이다. 말씀과 성령으로만이 한국교회 구성원이 회개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교계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지난해 한국교회를 달군 ‘연합기구 통합’에 대한 의식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여의도순복음양서성전 남준희 목사는 ‘한국교회는 개교회, 교단, 교권주의를 극복하고 연합해야 한다’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한국교회는 분열과 불일치의 개교회주의 현상과 교권주의 극단적인 대립, 그리고 교회의 세속화를 통해 복음열정이 나태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각성하고 성령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새 한국교회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해 기념사업도 풍성… 교회개혁 가능할까

한국교회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도 교단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마틴 루터의 정신을 계승한 교단인 기독교한국루터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역사를 되새기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500주년 기념대회를 시작으로 기념교회 설립, 500주년 기념 루터 연구지 발행, 루터전집과 도서 제작, LCK 역사관 설립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와 통합총회는 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위별 사업에 돌입한다. 교단 규모에 걸맞게 기념강좌, 학술대회, 세미나, 실천대회, 음악회, 선언문 발표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루터교와 협력 연구를 통해 예전과 직제연구, 교단 시스템 교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예장 고신총회는 고신신학 정립, 신앙교육의 전환, 예배 및 교회정치의 개혁을 사업방향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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