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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올해는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닭은 액을 막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동물로 여겨져 왔다. 우리 선조들도 닭을 상서럽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로 여겼다. 이 같은 상징적인 의미는 설화 속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닭은 새로운 인물과 시대의 탄생을 상징했다.

◆박혁거세, 김알지 탄생 설화

먼저 ‘박혁거세 설화’가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옛날 진한 땅의 여섯 마을의 어른들이 알천이라는 둑 위에 모여서 덕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그를 임금으로 삼아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정하자고 의논했다. 그때 마침 양산 밑에 나정 우물곁에 이상스러운 기운이 마치 번갯불같이 땅에 드리우고 거기에 백마 한 마리가 꿇어앉아 절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그곳을 찾아가 보니 보랏빛 알 한 개가 있고 말은 사람을 보자 울음소리를 내면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그 알을 깨어보니 모양이 단정한 아름다운 사내아이 하나가 나왔다. 놀랍고도 이상해 아이를 목욕시켰더니 새와 짐승들이 춤추고 천지가 진동하고 해와 달이 밝게 빛났다. 그 아이가 박에서 나왔다 해서 성을 ‘박’으로 삼아 ‘박혁거세’라고 했다.

경주 김씨 시조인 ‘김알지(金斡智) 탄생설화’도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왕이 어느 날 밤에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숲 속에서 닭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게 된다. 날이 밝은 후, 호공(瓠公)을 보내 이를 살펴보도록 했다.

호공이 시림에 다다라보니 금빛의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이 사실을 들은 왕은 궤짝을 가져오게 했고, 이를 열어보니 조그마한 사내아이가 들어있었는데, 용모가 기이하고 뛰어났다.

왕은 기뻐하며 하늘이 그에게 아들을 보냈다고 생각해 거두어 길렀다. 그 아이는 자라감에 따라 총명하고 지략이 뛰어났다. 그래서 그 이름을 ‘알지’라 불렀다.

또, 금빛 궤짝에서 나옴을 연유로 해 성을 김씨라 불렀다. 그 후 아이가 발견된 시림을 고쳐 계림(鷄林)이라고 했으며 신라의국호로 사용됐다.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수탉’

이솝우화인 ‘선녀와 나무꾼’은 수탉과 연관된다. 이야기는 이렇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나무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숨겨준다. 사슴은 은혜를 갚기 위해 선녀들이 목욕하고 있는 곳을 일러준다. 선녀의 옷을 감추면 선녀가 하늘로 돌아갈 수 없어 결국 나무꾼과 살게 되는 것.

사슴은 나무꾼에게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는 옷을 절대 보여주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래서 나무꾼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옷 하나를 감춘다. 그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나무꾼과 결혼한다.

아이를 둘 낳고 살던 어느 날, 나무꾼이 선녀에게 옷을 보인다. 선녀는 옷을 한 번 입어보는 체 하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 그 후 나무꾼은 하늘에서 물을 퍼 올리기 위해 지상으로 내리는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선녀를 다시 만나 함께 산다.

나무꾼은 홀로 계신 어머니가 계속 생각났다. 그래서 용마(龍馬)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 그때 어머니가 준 팥죽을 먹다가, 그만 뜨거운 팔죽이 용마(龍馬)에서 떨어진다.

놀래하는 용마에서 나무꾼은 떨어지고, 용마는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그렇게 나무꾼은 지상에 남게 된다. 나무꾼은 선녀를 계속 그리워하다 수탉이 됐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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