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붉은 닭띠 해가 밝았다. 붉다는 것은 해를 상징하고 ‘밝다, 총명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으니 총명한 닭의 해라 할 수 있다. 우리 조상은 닭을 상서로운 서조(瑞鳥), 새벽을 여는 새로 여겼다. 닭은 본능적으로 빛에 민감한 탓에 아침이 시작되기 전 우렁찬 소리를 낸다. 해서 선조들은 닭을 새 아침, 새 시작, 새 시대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다. 또 계유오덕(鷄有五德)이라 해서 닭은 오덕을 지닌 동물로 여겼다. 한시외전(韓詩外傳)에는 닭의 오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머리에 관을 쓴 것은 문(文)이요, 발에 갈퀴를 가진 것은 무(武)요, 적에 맞서서 감투하는 것은 용(勇)이요,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르는 것은 인(仁)이며,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고 알리는 것은 신(信)이다.’

일부 역학자들은 2016년 병신년과 2017년 정유년의 운세가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때’로 비슷하다고 말한다. 단 2016년이 마지막 것, 옛 것을 보내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면 2017년은 새로운 것이 드러나고 맞이하는 운세라고 한다. 역학자들의 말대로 낡고 부패한 것을 보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난해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던 부패상도 드러났다.

2017년에는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매듭지어지면 이른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예로부터 상서로운 상상의 동물로 여긴 봉황은 그 형체가 닭에서 비롯됐다. 봉황이 세상에 나타나면 천하가 크게 안녕하다고 전해진다. 새 시대를 상징하는 닭의 기운을 받아 천하를 크게 안녕 시킬 지도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서 지난 2016년의 아픔이 더 밝고 깨끗한 대한민국을 여는 초석이 됐다는 역사적 평가가 내려지길 소망한다.

送舊迎新의 때를 맞아 낡고 병들고 패역한 모든 것은 사라지고 밝고 건강하고 온전한 것들로만 가득 채워지는 해가 되길 염원한다. 아울러 본지도 진실을 알리고 세상을 깨우는 참 언론으로 더욱 힘차게 발돋움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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