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여곡절로 연말 특수도 없이 그렇게 병신년이 병신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떠나갔다. 새해의 날이 밝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엔 기대치가 1도 없다. 다만 앞으로 펼쳐진 시간들을 어떻게 잘 견뎌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만 가득하다.

이미 발표된 2017년의 경제정책은 들여다봐야 뾰족한 수가 없다. 썰에 이끌린 상황들에 대한 의무적인 답변만을 나열해 놓은 듯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알 만한 사람들은 그 전략으로 휘둘리는 내외세의 변화를 감당할 수 없음을 안다. 정책을 발표한 사람들 역시 무리수를 두지 못하고 소심한 경제성장치를 목표로 잡았다. 그들 역시 계면쩍은 전략임을 알고 자신감도 접었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호전적인 모습이 전부는 아니지만 목표라는 것이 한계치를 임박하거나 넘어서는 것을 잡아야 호기로운 도전도 할 수 있다. 큰 부담 없이 진행해서 닿을 수 있는 목표치는 새로운 전략 없이 슬렁슬렁 보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가 최고지휘권자의 부재는 이렇듯 만사가 희미하다. 무엇하나 딱 부러짐이 없이 하던 대로 큰 사고만 없이 굴러가면 성공이라는 구태의연함으로 다가서기 마련이다. 연일 광화문에 모여대는 시민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이 눈치 저 눈치에 치이는 정치권은 제 밥그릇 지키기도 버거워 온전한 정책을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상황을 묵인한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로 돌아간다. 그것도 간신히 이 한파를 견뎌내고 있는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그리고 꽤 강력하게 쓰나미를 겪게 될 것이다.

날짜상으로 2017년이 되었지만 각 분야에서는 아직 새해의 인사발령이나 전략을 진행하지 않았다. 곧 공공비용의 인상과 기업들의 긴축운영으로 인한 해고 등의 새해 업무가 진행된다. 그러면 누적되는 구직자는 더 늘어나고 일자리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정규직은커녕 임시직도 찾기가 힘들어질 지경이 된다. 불행하게도 꼭 일이 벌어질 때는 하나만이 아닌 여러 개가 한꺼번에 벌어져 가뜩이나 없는 정신을 더 어지럽힌다. 국가동력을 새로이 찾아내야 하는 마당에 기존에 굵직한 자리를 차지하던 산업의 가지치기를 하려니 여간해서 쉽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기존의 가지들을 그대로 가지고 가기에도 부담이 크다. 때문에 몇해 전부터 정리설이 돌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고지휘권자의 부재가 또 그 부담을 바라만 보게 만들고 있다.

올 초 구성원을 새로이 하여 업무에 돌입한 국회 역시 산적된 업무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얽힌 청문회에서 인기 올리기로 열정을 올리고 있다. 민생관련업무가 아닌 국정농단과 탄핵정국에 휘둘려 온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저런 연고로 정당들은 더 쪼개졌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사람들은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2017년은 시작이 되었지만 대한민국의 새해는 아직 열리지 못한 셈이다. 협치의 모양새이든 대권연대이든 따로 또 같이를 시도하는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2017년 역시 아직은 열리지 않았다.

모두의 걱정을 짐으로 얹은 2017년의 모습은 어떤 모양새일까. 정책과 이념의 집단이 아닌 이리로 저리로 철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에 큰 기대치는 품지 않지만 그래도 이들이 국민 대표로 선택을 받았으니 온전한 기능을 발휘해 주어야 나라의 모습이 올바로 설 수 있다. 국민들은 연일 촛불을 켜는 열정으로 우리나라의 온전한 새해가 열릴 수 있도록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희대 혼란을 틈타 어부지리로 대권을 차지하는 일이 없도록 실제적 역량과 인품을 기반한 진정한 리더를 골라내야 한다. 그래야 조금 늦게 시작하지만 그래도 알찬 결과물을 맺을 수 있고 국민들이 희망의 꿈을 품어낼 수 있는 2017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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